[천자칼럼] "도전하세요(Go for 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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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머리에 헐렁한 통짜 원피스를 입은 아줌마가 나타났다. 진행요원이 말을 건넨다. "긴장돼죠? 그래도 시도는 해봐야 해요. " 아줌마는 씩씩하게 답한다. "나 자신을 믿어요. " 무대에 선 여성을 본 심사위원들의 눈이 커졌다. '진짜 출연자 맞나' 하는 표정과 함께.
심사위원이 이름과 고향에 이어 나이를 물었다. '마흔일곱'이라고 대답하는 순간 장내는 술렁였다. 아줌마는 그러나 당황한 기색 없이 "그건 내 일면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가수를 꿈꾸며 12살 때부터 연습했다는 그에게 심사위원은 비아냥거리듯 다시 물었다.
"그런데 왜 아직 가수가 되지 못했나요. " "기회가 없었어요. "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라는 TV 장기자랑 프로그램을 통해 하루아침에 세계적 화제 인물이 된 영국 여성 수전 보일의 출연 동영상에 실린 내용이다.
유명한 가수 일레인 페이지처럼 되고 싶다는 말에 또 한번 웅성거리던 사람들은 막상 노래가 시작되자 쥐죽은 듯 고요해졌다. 보일이 부른 곡은 뮤지컬 '레 미제라블'에 나오는 '아이 드림드 어 드림(I Dreamed A Dream)'.보일이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동안 관객과 심사위원 세 사람 모두 넋이 빠진 듯했다.
심사위원들은 노래를 끝내고 나가는 그를 불러 세웠다. 그리곤 비웃어서 미안하다고 털어놓은 뒤 만장일치로 그를 합격시켰다. 수전 보일의 앞날이 어떨지는 알 수 없다. 2007년 같은 프로그램으로 데뷔,오페라 가수로 성공한 폴 포츠처럼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될지 아닐지.
중요한 건 그가 어려서부터 품어온 꿈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고 이제 그 꿈에 성큼 다가섰다는 것이다. 이번 일이 어떻게 가능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은 짧고 명료했다. "도전하세요(Go for it!)".초등학생도 알 만한 쉽디 쉬운 단어로 이뤄진 이 말이 나오는 데는 1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꿈을 포기한 사람,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의 얘기는 거의 비슷하다. "최선을 다했는데 하늘이 도와주지 않는다. " 핑계도 많다. 연줄이 없다,학벌이 떨어진다,학력 탓이다,외모가 신통치 않다 등.어떤 이유로든 그만 주저앉고 싶은 사람들,쓰러질 것 같은 사람들 모두 35년 만에 꿈에 다다른 수전 보일의 말을 기억할 일이다.
Go for it!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심사위원이 이름과 고향에 이어 나이를 물었다. '마흔일곱'이라고 대답하는 순간 장내는 술렁였다. 아줌마는 그러나 당황한 기색 없이 "그건 내 일면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가수를 꿈꾸며 12살 때부터 연습했다는 그에게 심사위원은 비아냥거리듯 다시 물었다.
"그런데 왜 아직 가수가 되지 못했나요. " "기회가 없었어요. "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라는 TV 장기자랑 프로그램을 통해 하루아침에 세계적 화제 인물이 된 영국 여성 수전 보일의 출연 동영상에 실린 내용이다.
유명한 가수 일레인 페이지처럼 되고 싶다는 말에 또 한번 웅성거리던 사람들은 막상 노래가 시작되자 쥐죽은 듯 고요해졌다. 보일이 부른 곡은 뮤지컬 '레 미제라블'에 나오는 '아이 드림드 어 드림(I Dreamed A Dream)'.보일이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동안 관객과 심사위원 세 사람 모두 넋이 빠진 듯했다.
심사위원들은 노래를 끝내고 나가는 그를 불러 세웠다. 그리곤 비웃어서 미안하다고 털어놓은 뒤 만장일치로 그를 합격시켰다. 수전 보일의 앞날이 어떨지는 알 수 없다. 2007년 같은 프로그램으로 데뷔,오페라 가수로 성공한 폴 포츠처럼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될지 아닐지.
중요한 건 그가 어려서부터 품어온 꿈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고 이제 그 꿈에 성큼 다가섰다는 것이다. 이번 일이 어떻게 가능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은 짧고 명료했다. "도전하세요(Go for it!)".초등학생도 알 만한 쉽디 쉬운 단어로 이뤄진 이 말이 나오는 데는 1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꿈을 포기한 사람,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의 얘기는 거의 비슷하다. "최선을 다했는데 하늘이 도와주지 않는다. " 핑계도 많다. 연줄이 없다,학벌이 떨어진다,학력 탓이다,외모가 신통치 않다 등.어떤 이유로든 그만 주저앉고 싶은 사람들,쓰러질 것 같은 사람들 모두 35년 만에 꿈에 다다른 수전 보일의 말을 기억할 일이다.
Go for it!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