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발표된 '1월 산업활동동향'은 마이너스 성장이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고 그 낙폭도 일반의 예상의 뛰어넘는 수준일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 어떤 지표에서도 반전의 희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생산 소비 투자 등 모든 면에서 1998년 외환위기 때보다 심각한 수치들이 나왔다. 지난해 1월 11.7% 증가했던 광공업 산업생산은 올 1월엔 25.6% 감소하며 197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40년래 최악의 불황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지주목인 수출 주력 업종들이 생산 감소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수가 어려워도 수출이 잘 되니까 견딜 만하다'는 위안은 이제 더 이상 유효성이 없게 됐다. 자동차가 49.4% 줄어든 것을 비롯 반도체 및 부품(35.3%),1차금속(35.0%),섬유제품(25.3%),화학제품(15.8%),컴퓨터(31.3%) 등이 급감세를 보였다.

2007년 80.1%,지난해 77.2% 수준이던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61.5%까지 떨어져 1980년 9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공장 10개 가운데 4개는 기계를 멈추고 있다는 뜻이다.

소비재판매액 지수도 작년 같은 달에 비해 3.1% 감소하며 추락세를 이어갔다. 승용차 컴퓨터 통신기기 등 내구재가 19.8% 줄었고 의복 등 준내구재도 1.1% 내려앉았다.

선행종합지수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4.5%포인트 하락했다. 14개월 연속 하락세다. 선행종합지수가 9개월 후 경기를 예고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올 10월까지는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설비투자도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5.3% 감소하며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추락률을 보였다. 국내 기계수주도 47.8% 감소했고 건설수주 역시 15.0% 줄어들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재고 물량이 비교적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재고 증가율은 지난해 10월 17.5%를 정점으로 11월 16.1%,12월 7.4%로 낮아지더니 지난달엔 0.4%까지 내려왔다. 재고 소진 후 생산 출하 등이 개선될 여지가 있음을 기대할 만하다.

윤명준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제조업 재고출하순환을 보면 재고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크게 둔화됐으며 출하의 증가율은 급격히 감소해 재고 조정이 이뤄지는 모습"이라며 "다만 이 사실만으로는 경기가 좋아지는 신호로 보기에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