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예정된 소디프신소재의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벌어진 기관투자가 의결권 확보 경쟁에서 최대주주인 동양제철화학이 완승을 거뒀다. 동양제철화학은 자체 보유 지분 36.7%에 우호 지분을 더해 50%가 넘는 지분을 확보함에 따라 주총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투자신탁운용은 20일 동양제철화학 측이 제안한 임시의장 선임 및 이사선임 · 해임 안건에 대해 찬성한다고 공시했다. 미래에셋운용과 삼성투신운용은 각각 지분 9.8%,3.1%를 보유 중이다. 1.2%를 보유한 하나UBS자산운용도 동양제철화학 편에 섰다.

이에 앞서 동양제철화학은 지난해 12월 전환사채(CB) 전환을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진 교체를 위한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했다. 회사는 백우석 동양제철화학 사장을 임시의장으로 하고,백 사장을 비롯한 동양제철화학 측 인사 3명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제출한 상태다. 지분 14.5%를 보유한 2대 주주 이영균 소디프신소재 총괄사장 측의 하영환 대표와 조성태 이사를 해임하는 안건도 함께 올렸다.

미래에셋과 삼성투신이 동양제철화학의 손을 들어 준 것은 미래에셋운용이 동양제철화학 지분 12.9%를 보유하고 있는 등 동양제철화학과 더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각 회사를 담당하고 있는 IT(정보기술) 및 화학 담당 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경영권에 대한 관심보다는 어떤 결정이 펀드 수익률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소디프신소재는 경영진이 직접 기관투자가들을 찾아 설득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소디프신소재 측은 기술유출과 관련해 동양제철화학과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의 수사가 마무리되기 전에 주총을 통해 경영진이 교체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동양제철화학 측은 "최대주주로서 경영권 행사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며 "책임경영을 위해 이번 주총을 소집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임시의장 및 이사선임 안건은 참석주식의 과반수 및 총주식의 4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한 보통결의 사항으로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보이지만,이사해임 안건은 참석주식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해 추가지분 확보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