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와중에도 꾸준히 투자 대상 확대에 나서고 있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최근 각 업종 대표 기업들의 채권과 우선주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금 당장은 어려움에 처해 있어도 기업 가치는 변하지 않는 만큼 다른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을 때 적극 투자해야 한다는 계산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가변동으로 투자 수익성이 크게 좌우되는 보통주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도 채권과 우선주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버핏의 포트폴리오에 새롭게 편입된 기업은 바로 세계 2위의 명품 보석 브랜드인 티파니다. 지난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벅셔해서웨이는 티파니의 채권 2억5000만달러어치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가운데 1억250만달러는 만기 8년,나머지는 만기 10년짜리며 표면이자율은 연 10%다. 티파니의 지난해 11~12월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1% 감소한 6억8740만달러에 그쳤다. 불황으로 인해 부자 고객들마저도 지갑을 닫으면서 보석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티파니는 작년 12월 말 경영난 타개를 위해 전체 직원의 약 10%인 800명에게 조기 퇴직을 권고했다. 미국 투자자문사인 프리드슨인베스트먼트어드바이저스의 마틴 프리드슨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소매유통업의 부진 속에 버핏의 티파니 투자는 앞으로 소매업계에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이에 앞서 지난주에도 미국의 유명 모터사이클 기업인 할리데이비슨의 선순위 무담보채권에 3억달러,세계 2위 재보험사인 스위스리의 전환사채(CB)에 30억스위스프랑(26억달러)을 각각 투자한다고 밝혔다.

한편 '억만장자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칸도 자신의 보유 종목 중 일부의 지분을 늘린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아이칸은 이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주요 보유 종목들의 지분 변동을 공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아이칸의 보유 주식가치는 25억8000만달러로,주가 급락으로 인해 3개월 전보다 약 50%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이칸은 야후 보유 주식을 작년 9월 말 1380만주에서 12월 말 1510만주로 130만주 더 늘렸다. 또 미국의 독립영화 제작사인 라이언스게이트의 지분도 같은 기간 2배로 늘렸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