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행정부의 마지막 북핵 담판이 될 6자 회담이 8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다. 하지만 지난 5일 싱가포르에서 이뤄진 북·미 회동에서 최대 쟁점인 시료 채취(샘플링) 부분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음에 따라 회담을 앞두고 성과에 대한 비관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6자 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7일 베이징으로 떠나기 직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6자 회담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통상 수석대표들이 회담을 앞두고 중립적인 입장을 표명해온 전례에 비춰볼 때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이번 회담이 쉽지 않을 것임을 인정한 것이다.

김 본부장은 이날 오후 베이징에서 한·미·일 3자 협의 후 브리핑을 갖고 "8일 오전 남북수석대표회동을 할 예정"이라며 "시료채취 명문화에 대한 우리정부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일 등은 검증의 핵심인 시료채취를 가능하게 하는 문구가 검증의정서에 담겨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의 경우 시료채취는 추후 3단계 핵포기 협상에서 다뤄져야 할 내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선 공개되는 발표문에는 시료 채취를 명시하지 않고 따로 부속 합의서에 넣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