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6월 입주 1지구는 8일부터 팔 수 있어
입지 '알짜'…중대형 프리미엄 많이 떨어져



8일부터 은평뉴타운의 85㎡ 초과 중ㆍ대형 주택 소유자들이 집을 팔 수 있게 됐다. 지난 2일 이명박 대통령의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통해 전매제한 기간을 완화하는 내용의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이 가결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과밀억제권역 내 민간택지에 조성된 은평뉴타운의 경우 전매제한 기간이 85㎡ 초과 중ㆍ대형 주택은 5년에서 3년으로,85㎡ 이하 중ㆍ소형 주택은 7년에서 5년으로 각각 줄어든다.

이번 전매제한 완화 조치는 이미 분양된 주택에도 소급 적용된다. 특히 입주 후 소유권 이전 등기가 되면 전매제한 기간이 3년 경과한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지난 6월 은평뉴타운 1지구에 입주한 중ㆍ대형 아파트 소유자는 8일부터 바로 집을 팔 수 있다. 하지만 일반 분양을 받은 중ㆍ소형 아파트 소유자의 경우 2010년 6~7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사실 은평뉴타운은 이번 전매제한 완화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6년 9월 SH공사에서 3.3㎡당 1300만~1500만원 수준의 일반 분양가를 공개하자마자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여론의 질타를 이기지 못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결국 후분양 전환을 전격 선언했다.

1년여 뒤인 2007년 11월 다시 공개된 분양가는 3.3㎡당 1000만~1300만원 선으로 다소 인하됐지만 이번엔 분양 시기를 놓고 논란이 됐다. 분양가 상한제와 전매제한을 피하려면 11월 말까지 분양을 마쳐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 시장은 투기를 막기 위한 명분으로 일반분양 시기를 12월로 늦췄고,결국 일반 분양분에 대해선 최대 7년까지 전매제한이 적용됐다.

이 같은 조치가 8일부터는 사실상 무력화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내집마련을 꿈꾸는 실수요자라면 이번 기회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은평뉴타운은 서울에서도 보기 드문 알짜 입지를 자랑하는 데다 최근 가격이 많이 떨어져 메리트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은평뉴타운 1지구 중ㆍ대형 평형의 현재 가격은 최초 분양가와의 차이가 거의 사라진 상태다.

은평뉴타운 내 영업 중인 민영덕 행운공인 대표는 "지난 6월 입주 때만 해도 상림마을의 전용 101~167㎡형의 프리미엄이 2억~3억원에 달했지만 7월 이후 거래가 끊기면서 프리미엄이 뚝 떨어졌다"며 " 최근에는 167㎡형을 분양가인 8억8000만원만 받아달라는 매물도 나왔다"고 전했다.

중ㆍ대형에 비해 아무래도 중ㆍ소형의 프리미엄은 상대적으로 덜 내렸다.

민 대표는 "최근 전용 85㎡형이 4억7500만원에 거래된 적이 있다"면서 "요즘 같은 시기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4억5000만원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1지구 분양 때 전용 85㎡형의 분양가격은 3억5000만원이었다.

일반분양된 1지구 중ㆍ소형 아파트는 전매제한으로 인해 2010년까지 팔 수 없지만 원주민들에게 특별공급된 물량(1지구 1172가구,2지구 2166가구)의 경우 전매제한이 없어 지금도 거래가 가능하다.

현재의 불경기로 인해 가격이 잠깐 주춤하고는 있지만 은평뉴타운의 입지와 규모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은평뉴타운은 2010년까지 은평구 구파발,진관동 일대 349만5248㎡(105만7000평)에 총 1만6172가구(임대 4835가구 포함)가 들어서게 된다.

사업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3지구로 나뉘어 사업이 진행 중이다. 1지구(4660가구)가 지난 6월 입주했으며 2지구(5134가구)와 3지구(6378가구)는 각각 내년 10월과 2010년 3월께 준공될 예정이다.

전체 용적률이 낮아 쾌적하고 북한산과 서오릉 공원 등을 끼고 있어 친환경적인 주거 여건도 큰 장점이다.

서울시 산하 SH공사 관계자는 "전체 용적률이 153%로 서울시내 아파트로는 보기 드문 저밀도 단지"라며 "특히 1㏊(10000㎡)당 인구도 목동(267명)의 절반 수준인 130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