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외신들의 한국 관련 보도태도를 보면 솔직히 다소 과장되고 악의적인 면이 없지 않다. 얼마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가라앉는 느낌'이라는 제목으로 한국경제의 위기가능성을 기사화하더니 지난 주말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IMF(국제통화기금)가 한국을 우선 자금지원 대상국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해 주가폭락을 부추기기도 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경상적자와 외채문제를 거론하며 한국경제의 취약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정작 외환위기 당시 자금을 지원했던 IMF는 다른 입장이다. IMF의 머레이 상임이사는 지난 주말 워싱턴에서 "한국경제는 외환위기 때와는 현저히 다르게 훨씬 튼튼하다"며 "자금지원 대상으로 특정국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말해 일부 해외언론의 보도를 반박(反駁)했다. 외환보유액이 2400억달러로 외환위기 때의 27배에 달하는 점이나 기업과 금융회사의 체질이 몰라보게 튼튼해진 점 등도 '제2 외환위기' 가능성이 높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들이다. 결국 일부 외신보도는 과장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 필요 이상으로 부풀려지는 일이 계속되면 정말로 위기가 현실화되는 소위 '자기실현적 예언'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정책 신뢰성을 높이는 일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정부는 어느 때보다도 신중하게 위기 관리 대책을 마련, 정책 일관성을 유지해 국민 불안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특히 정책결정과정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되 일단 결정된 후에는 자신감을 갖고 밀고 나가야 한다. 국민들이 진심으로 정부를 믿고 따라야만 위기에서도 빨리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