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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한국은 21세기 다이내믹한 발전이 기대되는 아ㆍ태지역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양국의 협력관계는 이제 글로벌한 협력관계로 질적 발전을 이뤄야 할 때다.

하지만 한·일 간 무역에는 언제나 불균형문제가 따라다녔다.

만성적인 대일적자가 바로 그것.무역불균형의 시정을 위해서는 양국이 서로 노력해 나가야겠지만,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축소균형이 아닌 '확대균형'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상호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해나가기 위해서 양국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뿌리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반자적 협력관계 발전을 위한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다면 만성적인 대일 적자를 극복하고 보다 알찬 우호적 경제발전을 위해서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하는가.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www.kjc.or.kr)은 이런 중차대한 임무를 맡아 해답을 모색해 나가고 있는 곳이다.

◆국내 기술자 4013명 일본 연수 알선

우리나라와 일본의 무역불균형 시정과 산업기술협력 촉진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국은 1992년 1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을 각각 서울과 도쿄에 설치,운영키로 합의하고 6개월간 협상을 벌여 그해 7월 '무역불균형시정을 위한 구체적 실천계획보고서' 문안에 합의,상호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1992년 9월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이 출범한 배경이다.

이에 따라 일본에는 일한산업기술협력재단이,한국에는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이 각각 설치돼 양국의 중견 중소기업 간 기술협력 및 기술인력 교류 공동세미나 연구조사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은 지나온 15년 동안 양국의 중소기업 간 산업기술교류를 증진시키고 대일무역의 확대균형을 도모하는 등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정립하는 데 기여해 왔다.

199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일 산업협력 사업은 정부의 산업정책방향에 맞춰 사업방향을 설정,중소기업을 위한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왔다.

한·일 업종별단체,경제단체,중소기업 유관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산업기술인력 연수분야(4013명),부품소재산업협력분야(225건),신산업 및 지역 간 산업협력분야(345건),무역ㆍ투자협력분야(160건) 등 우리 중소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해 왔다.

재단에서 추진 중인 중점사항은 크게 3가지다.

△중소기업 기술경쟁력 향상을 통한 수출증진 △쌍방향 일본시장정보 제공 등 일본비즈니스 창구역할 수행 △양국 지자체 및 기업,대학 등과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다.

◆'교류미션' 수행…對日 무역적자 해소

재단은 이를 위해 기술연수 및 지도,상담회 및 세미나 개최 등의 '교류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 중소기업의 애로기술을 해결하고 기술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그동안 4013명의 중견기업 현장기술자를 일본 현지에서 연수시켜 선진기술을 습득케 한 것은 재단의 가장 큰 업적이다.

이 연수는 한 사람의 연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 돌아온 기술자들이 자기의 작업영역에서 다른 사람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등의 시너지 효과도 대단히 크다는 게 재단 측 설명이다.

또 대일 무역역조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우리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품소재산업분야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 기계,자동차,금형,염색,광학,섬유,계량,파인세라믹 등 부품소재 분야의 전문 인력을 육성(360개사,400여명)한 것도 재단이 거둔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의 우수기술자를 한국에 초청해 현장 기술 지도를 실시하고 있는 재단이 올해부터 특히 집중하고 있는 사업은 일본의 단카이세대(전후1947~49년 베이비붐세대) 기술자 DB를 작성해 우리기업과 기술매칭을 지원하는 것이다.

현재 엔저,원고의 영향으로 부품소재산업분야가 상당한 가격애로가 발생하는 것을 감안,업종별 기술력향상(생산비용절감ㆍ부품의 질 향상)을 통한 해결책을 강구하기 위해 일본 전후세대 전문가를 활용한 장기기술지도 등 자구책을 마련한다는 게 골자다.

철저한 수요조사를 통해 기술이 필요한 기업과 적합한 일본기술자를 매칭시키면 기대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재단은 내다보고 있다.

재단은 특히 작년에 설립된 일본기업연구센터와 올해 신설된 일본아웃소싱센터를 통해 이제껏 부족했던 일본 비즈니스에 대한 제반사항을 DB화해 제공하고 있다.

일본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에 쌍방향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기술이슈 분석ㆍ정책제언 등 헤드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재단은 이와 관련,일본의 경제이슈를 분석하고,정보산업화 시대에 발맞춘 쌍방향 서비스를 위해 일본 기업정보 사이트(www.jabis.org)를 구축하기도 했다.

한편 재단은 기술자 전문연수 등 기술경쟁력 강화사업 및 기반기술 강화사업,산업협력 강화사업 등 3개 사업 분야 기존 25개 단위사업을 내년부터 4개 사업 분야 12개 단위사업으로 통폐합해 추진할 계획이다.

△비즈니스매칭지원(한일산업기술페어(가칭) 등 3개 사업) △산업기술향상협력(기술 인재육성 등 3개 사업) △지역경제교류촉진(경제교류회의 등 4개 사업) △산업기술거점 확보(기술고문 활용 등 2개 사업) 등이다.

한·일 협력 사업을 한·일 양국의 '매칭 펀드' 형식으로 지원하는 통상협력 사업과 단독으로 실시하는 산업기술지원 사업으로 개편함으로써 정부보조금의 삭감 등으로 인한 어려운 현실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통해 정부의 새로운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확충하고,양국재단 대표사업을 개발해 사업의 홍보와 집중도를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