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운영만으로는 적자투성이란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서울메트로는 베트남 등 해외 수익사업을 적극 개발해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서울메트로는 이를 위해 우선 보유 전동차 1944량 가운데 25년의 내구연한 도래로 교체가 예정된 노후 차량 690량을 2010년까지 베트남에 수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서울메트로는 이 같은 내용의 양해각서를 베트남 하노이광역철도기획단과 체결했으며 일단 올해까지 65량의 노후 전동차를 수출키로 했다.
서울메트로는 이를 발판으로 향후 베트남 철도 건설사업에도 적극 진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워 놓았다.
그렇다면 올 한 해가 겨우 20여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지금 과연 이 사업은 어떻게 돼 가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단 노후전동차 65량을 수출하기로 한 당초 계획은 전면 보류됐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12일 "원래 대당 1억5000만원의 가격으로 수출하기로 했지만 차체 수리비용,운송비,기술자문료 등을 고려할 때 이는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는 내부 지적이 제기돼 수출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다행히 최근 임금교섭이 타결돼 서울지하철노조가 13일로 예정됐던 총파업을 철회했지만 그동안 경영진이 파국을 막기 위해 노조와의 협상에 총력을 기울여왔던 터라 다른 모든 사업들의 우선 순위가 뒤로 밀려버린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국내 사정으로 국제적인 협력사업에 차질을 빚는다면 이는 서울메트로의 향후 사업은 물론 국가의 대외신인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게다가 수출가격 등과 같이 가장 기본적인 사항마저 미리 조율하지 못한 채 이제와서 가격을 놓고 내부 갈등을 빚는다면 베트남에 우리 지하철이 달리는 모습을 보는 것은 앞으로도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이호기 사회부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