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시아 의료 허브가 되려면 병원이 영리를 추구할 수 있도록 정부가 각종 규제를 풀어야 합니다.
한국 골퍼들이 외국으로 왜 나가는지를 생각하면 됩니다."
국제병원연맹(IHF) 총회 참석차 지난주 방한한 루춘용 싱가포르 래플즈병원 원장은 최근 "9ㆍ11테러 이후 미국으로 가려던 중동아시아 지역 환자들이 입국의 불편함 때문에 싱가포르로 향하고 있다"며 "한국도 이런 호기를 잘 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1년 개원한 이 병원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2003년 7월 '29세 성인 샴쌍둥이 분리 수술'을 시도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24시간 내에 예약과 진료를 끝내며 환자에 대한 관광 골프 숙박 쇼핑 일괄서비스 등으로 메디컬투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70명의 의사가 일하고 병상 수는 380개에 불과하지만 연간 50만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이 중 외국 환자가 35%에 이르는 등 작지만 강한 글로벌 병원이다.
그는 래플즈의 성공 비결에 대해 "전 직원이 국내외 다른 병원과 경쟁한다는 마음으로 환자의 애로 사항을 즉시 대응 체제로 해결하고 심혈을 기울여 환자를 유치하며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해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온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이 병원은 싱가포르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으로서도 훌륭한 경영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00만달러의 순익을 올렸으며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한 1만여명의 주주(의사 등 내부 지분이 55%)에게 매년 투자액의 5∼8%를 배당하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에서는 의료의 영리 추구를 용납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공병원도 이익을 추구하는 건 마찬가지인데 비효율성 때문에 낭비가 심합니다.
우리는 환자 의료진 주주의 순서로 그들의 이익에 봉사합니다.
수익을 목적으로 불필요한 처치나 투약을 하지 않도록 매달 내부 감사를 합니다.
대신 경영의 비효율성을 철저히 제거함으로써 목표한 경영 실적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루 원장은 "영리병원이 의료의 공공성과 주주의 이익을 균형있게 추구한다면 고용 창출이나 국민소득 증대 등에 적잖은 기여를 할 것"이라며 "한국 의료계도 정부와 국민을 설득해 메디컬투어 비즈니스에 성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