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발생한 국내 환자수가 총 2000여명에 불과한 AIDS(선천성 면역결핍증)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18세 성인의 9% 남짓,65세 이상 노인의 35%가 걸리는 COPD(만성 폐쇄성 폐질환)를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이 질환은 일종의 만성 기관지염과 폐기종이 결합한 것으로 예전엔 '만성 해수병'으로 불렸다.

흡연이나 대기오염,유해 연소가스 등에 의해 공기를 머금는 폐포가 비정상적으로 확장돼 폐포벽이 파괴 이후 탄력을 잃으면서 영구히 회복되지 않아 기도가 점차 좁아져 들어가는 질병이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전국 9개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1997년부터 10년간 COPD 입원환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2006년 전체 입원 환자수가 1862명으로 1997년의 1251명보다 4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특히 45세 이상 성인은 17.2%가 COPD에 걸리지만 75세 이상 노인은 41.4%가 이환돼 신체적ㆍ경제적으로 힘든 노인들에게 큰 부담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폐활량이 폐기능이 정상인 동년배 수준의 30%에 못 미치는 4기 환자는 산소공급기를 써야 하는데 정부로부터 전기료 할인 혜택 등을 받아도 연간 192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COPD 발병의 가파른 증가는 세계 최고의 남성 흡연율(2001년 61.8%)과 급속한 인구 고령화 속도(65세 이상 노인 비중:2005년 9.1%→2018년 14% 돌파 예상)가 주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기석 한림대 평촌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COPD의 80∼90%는 흡연으로 인해 발생한다"며 "하루 1갑 이상 20년 동안 담배를 피우면 증상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므로 늦어도 45세 이전에 담배를 끊어야 COPD 악화로 인한 폐활량 감소 속도를 완만하게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