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18일 울산 태화강에서는 제2회 전국수영대회가 열렸다.

전국의 수영 동호회원 2000여명이 참가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고 한다.

울산하면 석유화학공업이고 석유화학하면 환경오염이 떠오른다.

실제로 태화강의 악취로 울산시민들이 고생했던 때가 그리 오래지 않았다.

그 강이 수영대회가 열릴 정도로 깨끗해지고 숭어와 연어가 되돌아오게 된 연유는 투자에 있다.

울산시는 1996년부터 10개년 계획으로 공장폐수와 생활오수 처리를 위해 하수처리장과 하수관로 매설 사업을 벌여왔다.


강바닥에 쌓인 오물을 제거하고 강의 둔치에 생태공원도 조성했다. 돈으로 따지면 총 2640억원이 투자됐다고 한다. 환경도 투자한 만큼 좋아진다.

경제학자들은 환경쿠즈네츠 곡선(Environmental Kuznets Curve)이라는 것을 발견해냈다. 경제개발 초기 단계에서는 성장할수록 환경이 오염되다가,소득이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서면 소득이 높아질수록 오히려 오염이 줄고 환경이 깨끗해진다는 내용이다.

앞 부분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환경쿠즈네츠 곡선이 새롭게 알려주는 것은 뒷 부분 즉,소득이 어느 정도의 수준을 넘어서면 오염이 줄어든다는 내용이다. 성장으로 돈이 많아지면서 환경보전과 복원을 위한 투자가 늘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강물이 후진국보다 깨끗하고,샌프란시스코나 뉴욕의 공기가 몽골의 울란바토르나 아프가니스탄의 카불보다 깨끗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물론 전환점이 되는 소득수준이 얼마인가는 나라마다,오염물질의 종류마다 다르지만 어쨌든 긴 기간을 놓고 볼 때 그런 관계가 형성된다는 사실은 많은 연구로 입증되고 있다.

쿠즈네츠는 197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인데 그의 이론 중 쿠즈네츠 곡선이라는 것이 있었다. 소득불평등에 관한 이론으로 경제 성장 초기에는 소득격차가 늘다가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서면 경제가 성장할수록 오히려 소득격차가 줄어든다는 내용이다. 그것을 그래프로 그리면 U자를 뒤집은 모양으로 환경오염과 경제성장의 관계가 비슷한 모양이라고 해서 환경 쿠즈네츠 곡선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태화강은 이 이론이 우리나라에도 잘 맞음을 알려준다.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이 본격적인 전환점이었다. 그때를 전후해서 정유공장에 탈황시설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연탄아궁이도 서서히 기름난방을 거쳐 가스난방으로,다시 지역난방으로 변화해왔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서울 하늘을 뒤덮었던 연탄가스,즉 아황산가스도 상당히 옅어졌다. 청계천,양재천,안성천,전주천도 이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모두 막대한 돈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고 그 투자 능력은 경제성장의 과실이다. 아무리 환경 규제를 하더라도 대다수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먹고 살기에 바쁜 나라는 누구도 그 규제를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환경은 부유한 사람일수록,부유한 사회일수록 더 많이 찾고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이다. 깨끗한 환경,그것은 우리가 경제 성장을 통해 소득을 높여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KCH@cf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