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진행 중인 현대차 비자금 수사를 대선자금 재수사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과거 대선자금 수사팀이 현대차뿐 아니라 다른 기업도 철두철미하게 조사해 수사가 종결된 상태이고 정치자금법 위반 공소시효(3년)도 이미 지났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채 기획관은 지난 8일 브리핑에서 최한영 현대차 상용사업담당 사장을 최근 여러 차례 부른 것은 대선자금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만 보는 게 아니다.
전체적으로 사용처를 조사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최 사장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측 법률고문을 맡았던 서정우 변호사로부터 현금 100억원의 정치자금 제공 요청을 받고 이를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에게 보고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검찰이 제2의 대선자금 수사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지만 채 기획관은 이날 "대선자금에 대한 재수사란 표현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비자금 가운데 246억원이 대선을 치른 2002년 한 해에 사용된 사실을 이미 확인한 검찰이 "정치권의 오해와 상관없이 수사는 나오는 대로 한다"고 했던 공언도 무위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검찰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재야 법조계 관계자는 "현대차 비자금 수사가 2004년에 끝난 대선자금 재수사로 확대되거나 5·31 지방선거 전 로비 내역이 공개될 경우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검찰이 수사 범위를 돌연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한편 채 기획관은 현대차 로비 수사와 관련,"비자금이 대부분 현금으로 움직였고 누구에게 어떤 용도로 전달됐다는 자료가 없기 때문에 사용내역을 파악하는 작업이 쉽지 않다"며 장기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