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란 < 가람감정평가법인 이사 srcha@cvnet.co.kr > 최근 몇년 동안 주위 사람들 사이에서 정부가 매년 고시하는 공시지가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진 것 같다. 전 국토의 균형발전 이념으로 기업도시，혁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서울시 강북 뉴타운 개발과 각종 사회간접자본 확충 계획에 따라 공익사업용지 확보시 토지 보상 기회가 빈번해지고，한편으로는 부동산 관련 조세제도가 대폭 바뀌어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면 시대의 지진아로 내몰리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러는 '전 국민이 부동산 전문가인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공시지가는 표준지 공시지가와 개별 공시지가로 구분된다. 표준지 공시지가란 건설교통부장관이 매년 발표하는 표준지의 토지가격을 말하며，이는 공공사업 수행시 토지보상액 산정의 기준 및 조세행정의 기초가 되어 국가 토지정책수행의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된다. 개별 공시지가란 지방자치단체장이 조세 부과시 과표의 기초로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산정한 개별 토지가격을 말한다. 필자는 직업상 표준지 공시지가 조사 평가，개별 공시지가 산정에 대한 검증，의견제출 및 이의신청에 대한 검증 등의 업무를 하면서 공시지가 제도에 직접 참여하게 되는데，의견 제출이나 이의신청한 소유자들의 내용을 살펴보면서 간혹 인간의 이중성을 엿보게 된다. 공시된 토지가격이 높으니 작년 대비 ㎡당 100원의 상승도 용납할 수 없다는 이의신청이 있는가 하면，공시가격이 턱없이 낮으니 2배 내지 5배를 올려 달라는 내용도 접하게 된다. 사실 진정한 토지의 가치란 아무도 모른다. 굳이 이론적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토지의 가격은 일반재화처럼 '일물일가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특수성이 있고 그 효용에 따라 결정되므로 여러 가지 사회적，경제적，행정적 요인을 고려함은 물론 그 지역의 거래사례，평가선례세，평가가격 등을 참조하는 일련의 작업을 거쳐 적정가격을 도출하여 공시하는 것이다. 이후 국가는 도로를 개설하거나 공공시설을 지을 땅을 확보하고자 할 때 보상의 기준으로 삼으며 동시에 조세를 거두어 들이는 과표의 기준으로 활용하게 된다. 그런데 동일 토지에 대해 매년 토지보유세를 부담할 때는 공시지가가 너무 높으니 낮춰 달라고 이의신청을 하던 사람이 정작 자기 땅에 대한 개발계획이 수립되어 보상예정지에 편입되면 공시지가를 높여 달라고 목소리를 키우곤 한다.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이런 경우를 대하면 인간의 자기중심적 사고와 내면에 존재하는 이중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아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