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의 스틸 타이어코드 공장이 자리잡은 경남 울주군 언양읍은 울산광역시를 가로지르는 태화강의 상류다.


대도시로 흘러드는 강의 상류에 공장이 위치해 있다보니 이 공장은 늘 치열한 전쟁을 벌여야 한다.


바로 '폐기물과의 전쟁'이다.


"함수율 좀 체크해보지." 26일 이 공장 환경에너지팀의 반기영 팀장과 팀원들은 공장의 폐수찌꺼기 처리공정을 점검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 공정은 폐수에서 나오는 찌꺼기에서 물을 빼낸 뒤 이를 시멘트 업체로 내보내는 공정.찌꺼기를 시멘트의 원재료로 재활용하려면 물기를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공장은 이처럼 폐수를 포함한 모든 폐기물을 재처리해 공장 안에서 다시 한번 사용하고 최종 폐기물은 다른 산업의 원료로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폐기물 발생량을 감축하고 있다.


폐기물의 발생 자체를 줄이기 위해 공정과 설비 자체를 교체하는 작업을 병행하는 건 물론이다.


㈜효성 언양공장이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8명으로 환경에너지팀을 꾸린 것은 2002년.매립 소각 등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던 시점이다.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의 수질을 자연상태로 유지해야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환경에너지팀은 폐기물을 발생시키는 원료 투입을 줄여 폐기물 발생량부터 줄여보자는 목표를 세웠다.


가장 심각했던 것은 폐염산이었다.


스틸코드의 원료인 강선의 녹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되는 염산은 구입 비용과 사용 후 처리비용이 높을 뿐더러 환경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수 개월간의 연구를 통해 환경에너지팀은 염산의 농도를 2% 낮춰도 제품 품질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했다.


또 염산에 포함된 철분 농도를 25% 높여 염산의 사용주기를 연장했다.


올해 들어서는 염산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다이렉트 드로잉' 공정과 설비를 도입해 획기적으로 폐염산 양을 줄였다.


이를 통해 연간 4584t이나 발생하던 염산 폐기물을 2916t으로 줄이고 처리비용은 3억원에서 2억원으로 절감했다.


여기에 염산을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도 연간 1억원을 줄여 2억원이 넘는 원가절감을 달성했다.


쓰레기와의 전쟁에서 또 하나의 '무기'는 폐기물 재활용이었다.


환경에너지팀은 강선을 길게 늘이기 위해 사용되는 건식윤활제,폐수에서 발생하는 찌꺼기,건설폐기물 등을 재활용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찾아 전국의 산업 현장을 돌아다녔다.


수 년간의 현장 답사와 기술적인 검토를 통해 건식윤활제와 폐수 찌꺼기는 시멘트의 원료로,건설폐기물은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골재로 재활용할 수 있었다.


효성 언양공장은 '쓰레기와의 전쟁'에서 승리해 지금까지 연간 5억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뒀다.


올해에는 환경부가 선정하는 '폐기물 감량 우수사업장'으로도 뽑혔다.


반 팀장은 "쓰레기와의 전쟁에서 우리의 적은 단지 폐기물만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공정의 조건을 바꾸면 품질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공장 내부의 저항도 만만치 않은 적이었다.


이 같은 우려를 없애기 위해 하나의 공정을 개선하는 데도 수개월의 테스트 기간을 필요로 했다.


"폐기물을 받아가는 재활용 업체를 찾는 것도 또 하나의 전쟁입니다.


과거에는 폐염산을 대구지역 염색공장의 폐수처리 약물로 사용했는데 대구의 직물공장이 점차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방법을 찾아야 했죠.건설경기가 안 좋아지면 시멘트 경기도 안좋아져 폐수 찌꺼기를 내다파는 데도 문제가 생깁니다.


계속해서 재활용 방법을 찾아나서야 하는 이유입니다."(윤양훈 대리)


그래서인지 이 공장의 공장장인 주재규 상무는 "폐기물과의 전쟁은 완결형이 아닌 진행형이자 끝이 없는(endless) 전쟁"이라고 말했다.


언양(경남)=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