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언론들은 19일 북핵 문제 타결 소식을 일제히 긴급뉴스로 전하며 한반도 비핵화의 중요한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긍정적으로 보도했다. 또 미국 부시 행정부 내 온건파의 입지가 넓어지고 동북아 지역 내 중국의 역할이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으론 북한 경수로 허용 여부,핵사찰 범위와 시기 등 넘어야 할 중대 고비가 남아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곁들였다. 미국 언론들은 2002년 제네바 합의가 사실상 파기된 이후 처음으로 구체적 합의가 도출됐다며 6자회담 타결의 의미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인터넷판 머리 기사에서 "이번 합의로 부시 행정부 내 강경파들의 영향력이 억제되고 외교협상을 중시하는 온건파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했다. 또 부시 행정부가 과거와 달리 북한을 주권국가로 인정한다는 점을 거듭 확약하고 북한의 평화적 핵프로그램 유지 주장에 대해 입장을 완화한 것이 협상 타결의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타결로 동북아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는 중국이 큰 승리를 거뒀다"며 북핵 회담이 역내 지도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리더십 연습장이 됐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북한,모든 핵무기 포기 약속'이란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이번 회담에서 '중국 역할론'을 크게 부각시켰다. 주요 통신사와 방송들도 6자회담의 주요 쟁점과 공동성명 내용을 신속하게 전세계에 보도했다. AP통신은 "2년이 넘는 협상 끝에 나온 첫 공동성명"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로이터통신도 "한반도의 안정과 동북아 평화를 위한 공식 약속"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영국 BBC 방송은 추후 논의키로 한 경수로 문제를 비롯해 이번 합의가 완전히 실현되기까지 넘어야 할 중대 고비가 남아 있다고 반응했다. 일본 언론들도 북핵회담 타결 소식을 인터넷판 등을 통해 긴급 속보로 처리했다. 아사히신문은 중국 신화통신을 인용,'북한 핵포기 표명'이란 제목으로 인터넷판 톱 뉴스로 전하고 시시각각 최신 뉴스로 바꿔 올렸다. 일본경제신문은 '북·일 평양선언 토대로 관계정상화' 등의 제목으로 공동성명 채택소식을 인터넷판 머리 기사로 다뤘다. 북핵 및 남북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인도 언론들은 이번에는 한결같이 6자회담이 타결됐다는 소식을 신속하게 전했다. 인도 ND TV 방송은 미국과 북한 간에 2년째 지속된 교착상태가 해소됐으며 북한이 에너지 원조와 통상,투자 등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공동성명 가운데 "한국이 1992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 따라 자국 내에 핵무기를 반입하거나 배치하지 않기로 한 약속을 재확인하고 한국 영토에 핵무기가 없음을 확인했다"는 내용을 주요하게 다뤘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