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보다 술자리 적응 힘들었어요"‥DAUM, 존칭없는 기업문화 독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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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다음커뮤니케이션 14개의 인턴 자리 중 하나를 차지한 국희정씨(23·연대세 경영학 전공·기업커뮤니케이션 담당).회사에 들어간 후 무엇이 제일 힘들었냐는 질문에 대뜸 '회식'이란다.
"학교를 벗어나 사회생활을 적극적으로 경험해 보면서 시야를 넓히고 싶었는데 음주문화에 적응하기가 제일 어려웠다"는 것.
지난 1일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두 달간 '사회물'을 경험한 인턴 다섯 명을 만났다.
잔뜩 기합이 들어 있을 법한데 예상이 빗나갔다. 왁자한 사무실 분위기 속에 티셔츠와 청바지,배낭에 샌들까지….'자유분방' 그 자체다.
"자유로운 것이 다음의 조직문화지요. 대리님,과장님 하는 존칭도 없고 서로 이름에 '님'을 붙여 불러요." 이러한 회사 분위기 때문에 인턴 생활이 쉬울 것만 같았는데 어려운 점도 많았단다.
웹서비스 인턴을 한 최지혜씨(22·성신여대 미디어정보학부)는 이름을 외우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팀장님이 밥을 사셨는데 감사하다고 인사를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직급을 불러주는 문화가 아니라서 이름을 불러야 하는데 외울 수가 있어야지요. 그래서 다른 분들 이름 부를 때 귀를 쫑긋 세워 듣고는 했지요."
'초짜'라서 사고도 많이 쳤다.
검색포털본부 인턴 강희성씨(26·건국대 컴퓨터공학)는 "학교에서는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시험 삼아 생각 없이 명령을 내리곤 했었는데 디앤샵(D&Shop) 쇼핑몰 프로그램에서 그렇게 했다가 프로그램이 지워진 일이 있었다"며 지난 일을 떠올렸다.
"실제로 물건을 사고파는 쇼핑몰 프로그램인데 서비스에 대한 실무적인 개념이 없었던 것이지요."
이재성씨(26·고대 경제학)는 단체 티셔츠를 판매하는 그룹티(www.groupt.co.kr)의 대학생 사장.그는 '이색 경력'으로 인턴 자리를 얻었다.
"인턴 지원서도 종이로 된 면접과 똑같거든요. 면접을 본다고 생각하면서 인터넷 쇼핑몰과 관련한 경력 위주로 내가 경험하면서 느꼈던 시간과 약속의 소중함,자립심에 관해 솔직히 썼던 것이 좋게 평가받은 것 같아요."
면접에 '지각'을 하고도 인턴에 합격한 행운아도 있었다.
최지혜씨는 면접에 15분이나 지각을 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HR팀 배은재씨는 "중요한 면접에 왜 늦었는지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을 착실하고 진지하게 했던 게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고 귀띔했다.
지난 7월부터 2개월간 근무한 인턴들의 월급은 87만원.
검색포털본부에서 근무한 박인준씨(22·연세대 경영학과)는 홍콩에 교환학생으로 가는 데 월급을 쓸 계획이다.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최씨는 "홍콩이 금융서비스의 선진국이라고 하는데 어떤 부분이 경쟁력의 핵심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박씨처럼 다음의 인턴 프로그램을 이수한 예비 직장인들 가운데는 "인턴 월급으로 해외 견문을 넓히러 나가겠다"는 이가 단연 많았다.
일본,쿠바,홍콩,동남아를 휘저을 당찬 '인턴'들의 '다음' 미래를 기대해 본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