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준 < 한불상공회의소 회장 infos@fkcci.com > 와인 붐이 일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1970년 와인 수입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하지만 올림픽이 열렸던 지난 88년 380만달러어치가 수입되더니 지난해 와인 수입량은 5800만달러어치에 달했다. 와인 애호가도 늘어나고 있다. 근래 들어 많은 사람이 와인을 음미하기 시작했고 일부 사람들은 전문가 수준에 이르렀다. 소비재를 취급하는 대부분의 외국 기업은 한국 시장에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은 새로운 트렌드나 제품을 잘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와인도 그 가운데 하나다. 와인 붐은 남과 다른 나를 표현하려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 반영된 것으로 고상함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환영할 만한 변화라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와인을 즐기는 데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믿어 버리면서 오해가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 와인을 고르는 게 쉽지 않다고들 하는데 그렇지 않다. 세 가지만 유의하면 프랑스 와인을 구별하는 데 문제가 없다. 첫째 와인이 생산된 지역을 눈여겨 봐야 한다. 프랑스 와인은 보르도(Bordeaux) 부르고뉴(Bourgogne) 랑그독 루시용(Languedoc Roussillon) 등 크게 17개 지역으로 구성돼 있다. 지역 이름을 따 와인이 생산된다. 기후나 포도 재배 방식에 따라 지역마다 와인의 특징이 다르다. 둘째 보르도 지방의 생테 밀리옹(St Emilion)이나 메독(Medoc)처럼 지역마다 대표 와인이 있다. 셋째 와인 생산 업체를 따져 봐야 한다. 생산업체는 상표처럼 와인병 라벨에 표시돼 있다. 와인이 비싸다고들 생각하지만 1만원 안팎으로도 좋은 와인을 살 수 있다. 사실 어떤 와인을 선택하느냐보다 누구와 마시느냐가 더 중요할 때도 있다. 와인 클럽이나 동호회가 생기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친구나 회사 동료와 와인을 마셔도 좋지만 와인을 음미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아내와 함께 하는 것이다. 근사한 와인 한 병 사들고 가 저녁 식사 후 아내와 즐겨 보시라.부부간의 대화를 부드럽게 해주는 데 와인 만한 게 없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