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및 해외재산도피 등의 혐의로 지난 1일 구속기소된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이 2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비밀리에 건강검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의 건강악화설,병보석을 위한 수순 밟기설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3일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김 회장은 토요일인 지난 2일 오전 10시 검찰 수사관 3명과 함께 이 병원 건강검진센터에 도착,오후 3시까지 5시간에 걸쳐 정밀 건강검진을 받았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김 회장이 어제(2일) 건강검진센터에 와 MRI와 CT를 촬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3∼4일 후 나올 검진 결과에 따라 아주대병원에 입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회장측이 외부에서 건강검진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서울구치소에서 수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피수감자가 몸상태가 좋지 않아 외부 검진을 받는 것은 종종 있는 일로 특혜라고 볼 순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김 회장이 그동안 미뤄온 정밀검진까지 마친 만큼 이번주부터는 의혹이 계속된 출국 배경에 대해 본격 수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환위기 직전 ㈜대우 회사채를 사들였던 조흥은행이 50억원의 피해를 봤다며 김 회장을 포함,전 임직원 17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법원은 "등재이사가 아닌 경영자에게 책임을 묻는 법 조항은 사건발생 이후에 만들어져 김 회장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박정헌 부장판사)는 이날 "장병주 전 ㈜대우 사장 등 7명은 분식회계 책임이 인정되는 만큼 원고에게 5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공식 이사는 아니지만 '업무지시자'로 인정되는 자에 대해 이사와 동일한 책임을 지우는 상법 401조의 2항은 김 회장이 분식회계를 지시한 뒤에야 제정됐으므로 적용할 수 없다"며 김 회장에 대해 면책판결을 내렸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