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1:48
수정2006.04.03 01:51
각 나라의 공통된 놀이문화 중 하나를 꼽으라면 아마도 '가위 바위 보'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가위 바위 보는 복잡한 규칙이 없어 누구나 단박에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누구나 즐기는 세계인의 게임이 되어 버렸다.
특히 지난 2002년 캐나다 토론토에 본부를 둔 '세계 가위 바위 보 협회'가 세계선수권 대회를 개최한 이후로는 가위 바위 보의 열기가 지구촌을 더욱 뜨겁게 달궈가고 있다.
지역 예선전에 수백명이 참가하는가 하면 학교와 기숙사,술집은 물론 가정에서까지도 가위 바위 보 게임은 그저 즐겁게 벌어지곤 한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서구의 새로운 문화현상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심지어 '가위 바위 보 전략서'가 발행되는가 하면,대회의 뒷얘기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싱겁게 들릴 법한 일도 실제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일본의 한 전자회사는 소장하고 있던 반 고흐와 피카소의 작품들을 경매할 장소를 선정하면서,크리스티와 소더비 경매장 대표들을 불러 가위 바위 보로 결정토록 한 것이다.
요즘에는 호주에서 심심풀이나 의사결정 수단으로 가위 바위 보가 성인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가위 바위 보는 일찍부터 유행했었다.
순서를 정하고 편을 가를 때 가위 바위 보를 했고, 놀이를 하면서는 이긴 사람이 진 사람의 이마에 꿀밤을 먹이거나 손목이 벌겋도록 때리곤 했다.
상대를 이기기 위해 깍지를 끼고 두 팔을 들어 올리는 모습은 차라리 천진스럽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가위 바위 보는 어디서 유래했을까.
그 기원은 정확하지 않으나 인도라는 설이 유력하다.
가위는 쥐,바위는 호랑이,보는 코끼리라고 한다.
서로간의 승패는 해석하고 생각하기에 달린 것 같다.
우리 말의 가위 바위 보는 윤석중 선생이 지었다고 한다.
가위 바위 보는 운이 크게 작용하는 듯하지만 상대방의 심리를 읽으면서 대결하는 맛이 짜릿하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가위 바위 보는 가장 공정하고 깨끗한 방법이기에 오래도록 사랑을 받고 있지 않나 싶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