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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여록] 허준 죽어야 나라가 산다?

조선시대 최고의학서 동의보감의 저자인 허준이 양의(洋醫)진영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서양의학을 전공한 의사들이 '허준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과격하기까지 한 제목의 책 출간 등을 통해 흠집내기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양의들의 '허준 때리기'는 한의사들과의 영역을 둘러싼 갈등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1월 개원한의사협의회가 '아이들 감기,한방으로 다스린다'는 포스터를 배포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내과의사회는 '한약을 복용하면 심장병 위장병 등이 생길 수 있다'는 한약의 효능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포스터를 제작,맞대응에 나섰다. 또 대한의사협회는 "한약의 독성이 우려된다"고 거들었다. 양의들은 최근엔 조선 최고명의(名醫)로 일컬어지는 허준마저 이 싸움에 끌어들여 희생물로 삼고 있다. 한의학의 역사적 인물 허준을 평가절하하면 한의사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계산에서 나왔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한 소아과 의사는 '허준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책을 펴냈다. 내과개원의협의회는 오는 16일 열리는 학술대회 때 이 책 2천권을 나눠줄 계획이다. 대한의사협회 김재정 회장은 최근 한 모임에서 '허준이 죽어야…'는 책이 나왔음을 소개하고 "의사들이 한약과 보약의 부작용을 계몽하는데 적극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어 "동의보감은 중국 한의학 서적의 짜깁기 수준에 불과하다"고 혹평까지 했다. 허준이 누구인가.허준은 1610년 동의보감을 완성해 한방의학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역사적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동의보감은 18세기에 일본과 중국에서도 간행될 만큼 높이 평가받았고 지금도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판되고 있다.이런 허준이 왜 양의들로부터 뭇매를 맞는 대상이 됐는 지 궁금증이 들지않을 수 없다. 특히 사회지도층인 의사들이 무엇을 얻기 위해 역사적 인물마저 짓밟고 나서는 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 뿐이다. 김문권 과학기술부 기자 m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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