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공동 제정한 '올해의 테크노 CEO상'이 기술경영인에 주어지는 최고 권위의 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상은 이공계 출신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기술개발 등을 통해 탁월한 경영성과를 낸 대기업인과 중소기업인에게 수여되는 것으로 지난 2002년에 제정됐다. 지금까지 수상한 경영인는 모두 6명이다. < 제 1회 (2002년) 진대제 사장.장흥순 사장 > 2002년에는 처음으로 대기업 부문에서 진대제 삼성전자 사장(당시)과 중소기업 부문에서 장흥순 터보테크 사장이 선정됐다. 진 사장은 테크노 CEO상을 받고난 뒤 두 달 만에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발탁되는 영예를 안았다. 서울대 전자공학과와 미국 스탠퍼드대학원을 거쳤으며 삼성전자 연구원 시절 64메가,1백28메가,1기가 D램 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주역을 맡았다. 2000년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에 취임한 후 정보가전 분야를 세계 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진 사장은 정통부 개혁에도 앞장섰다. 메일을 이용한 보고 시스템을 만들었으며 정통부에 경영마인드를 확산시켰다. 장 사장은 1세대 벤처 기업인으로 벤처의 표상이 되고 있다.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기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88년 다섯명의 동료와 함께 자동수치제어(CNC) 장치 국산화를 목표로 터보테크를 창업했다. 특히 지난 2000년부터 벤처기업협회장을 맡아오면서 침체된 벤처업계를 되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벤처기업지원 특별법을 입안하는 데도 한몫을 했다. 터보테크는 주 사업이던 CNC에 통신을 접목시킨다는 장기 비전을 수립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휴대폰 단말기 생산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 제 2회 (2003년) 노기호 사장.변대규 사장 > 제2회 때는 노기호 LG화학 사장(대기업 부문)과 변대규 휴맥스 사장(중소기업 부문)이 뽑혔다. 노 사장은 평사원으로 출발,31년만에 CEO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한양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후 지난 73년 럭키와 인연을 맺었다. 럭키 나주공장장,LG화학 중국지역 본부장,유화사업 본부장,LG-다우 폴리카보네이트 사장,LG석유화학 사장 등을 거쳐 2001년부터 LG화학을 이끌어오면서 중국 진출,대규모 외자 유치 등을 성사시켰다. 특히 2차전지,디스플레이 소재 등 정보전자 분야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기존 석유화학 및 산업재 분야에서도 고부가가치제품 개발에 주력함으로써 회사 사업구조를 혁신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변 사장은 고유기술을 바탕으로 창업에 성공한 벤처 기업인으로 평가된다. 서울대 계측제어공학과를 졸업했으며 1996년에 아시아 최초로,세계에서는 세 번째로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인 셋톱박스를 개발했다. 디지털 방송 선진국인 유럽에 진출,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수출로 매출의 95% 이상을 올리고 있다. < 제 3회 (2004년) 민계식 부회장.홍완기 회장 > 지난해 3회 때는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대기업 부문)과 홍완기 HJC회장(중소기업 부문)이 선정됐다. 민 사장은 배 만드는 것을 천직으로 여기는 테크노 CEO로 통한다. 하루에 17시간 일을 하는 '일벌레'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나와 미국 MIT에서 해양공학 박사를 받았으며 대우조선 기술연구소장을 거쳐 현대중공업에서 선박해양연구소 산업기술연구소 기계전기 연구소 등을 총괄하고 있다. 일등 상품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온리 원(Only One)' 원칙을 고집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홍 회장은 오토바이용 헬멧 하나로 세계를 제패했다. 1968년 한양대 공대를 졸업했으며 우연한 기회에 '서울헬멧'이라는 회사를 인수해 헬멧과 인연을 맺었다. HJC의 헬멧은 세계 4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세계 시장 점유율이 16.5%에 달한다. 홍 회장이 지금까지 수출지역과 사이즈,색상에 맞춰 개발한 헬멧은 2만종이 넘는다. 홍 회장의 '발명 스토리'는 헬멧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조립식 고가도로를 개발,97년 제네바 국제발명품전에서 금상을 받기도 했다. 세종대는 정부 지원을 받아 홍 회장의 고가도로 아이디어를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