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반 이후 인터넷 붐을 타고 우후죽순식으로 생겨나던 미국 내 뮤추얼 펀드가 최근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이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주식시장의 부진, 뮤추얼 펀드의 운영비용 증가, 관련 규제강화 등의 영향으로 상당 수의 뮤추얼 펀드가 이미 문을 닫거나 조만간 닫을 처지에 놓였다고 밝혔다.

인터넷 붐이 막 시작되던 1996년에 설립된 뮤추얼 펀드인 인터넷펀드(WWW Internet Fund)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운영 중인 3개 펀드를 모두 청산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펀드매니저 로렌스 요크는 "3년 연속 엄청난 손실을 기록했다"며 "한 때 1억5천만달러에 달했던 펀드 자산이 현재는 10분의 1도 안되는 1천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2000년 57%, 2001년 52%, 2002년 49%의 손실을 기록했다.

2003년 70%의 수익을 내며 되살아나는 듯 했으나 올들어 7월까지 다시 12% 손실을 기록 중이다.

펀드 자산이 쪼그라들면서 자산 대비 펀드운영비의 비율도 급속히 높아져 펀드들의 목을 죄고 있다.

펀드 평가회사인 모닝스타의 펀드리서치 담당 임원인 러셀 키넬은 "뮤추얼 펀드가 자발적으로 청산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지난해 실시된 뮤추얼 펀드에 대한 대대적 수사가 가뜩이나 어려운 뮤추얼 펀드들을 문닫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뉴욕주 검찰은 뮤추얼 펀드들의 장마감 후 거래와 단기매매 등을 둘러싼 불법사례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에 나서 뮤추얼 펀드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푸트남 펀드 등 대형 펀드의 불법행위 사실이 드러난 직후인 지난해 8~10월 3개월간 5백억달러가 넘는 돈이 뮤추얼 펀드에서 빠져나갔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