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과 함께 지구촌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화교 상인. 그들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화인형 기업경영'(왕샤오핑·박정동 지음,삼성경제연구소,1만2천원)과 '화상'(향양 편저,장수철 옮김,서해문집,1만4천9백원)에 해답이 들어 있다. '화인형 기업경영'은 화인(華人) 자본이 어떻게 형성됐고 인적 구성은 어떻게 돼 있는지,화인계 기업의 비즈니스 형태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를 분석한 책. 대만 홍콩 동남아뿐 아니라 북미지역 중국계 기업까지 세계 곳곳에서 활동중인 화인들의 경영 현장을 살피고 있다. 화인들의 창업정신은 전통형과 지식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책은 그 중 지식형의 대표적인 사례로 야후와 PCC 등을 들면서 창업자 겸 경영자의 자질을 화인 기질로 비춘다. 이들의 재무구조는 보수성과 온건성을 중시하지만 사업 기회를 포착할 때는 모험성을 중시한다. 화인계 자본의 특징인 네트워크 비즈니스의 특징도 조명하고 있다. 전통적인 친족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국경을 뛰어넘는 네트워크 거래와 산업조직 관계의 구축 사례들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화상'에는 맨손으로 시작해 중국을 지배한 화상 30명의 성공스토리가 소개돼 있다. 최초로 선분양 후시공 기법을 도입한 부동산 재벌 곽영동,약장수에서 현대적 제약회사로 성장한 황초구,층별 매장을 특화한 백화점 대왕 곽락·곽림상,넥타이 하나로 세계를 제패한 증헌재,작가에서 주식 전문가,대기업가로 성장한 구영한…. 이들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찾아 한발 앞서 나아간 개척자이자 시대 흐름을 예리하게 꿰뚫는 혜안으로 스스로를 키웠다. 눈앞의 이익보다 영원한 이익을 추구하고 이뤄놓은 것에 만족하기보다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소중히 여기는 것도 뛰어난 화상들의 경영준칙이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