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3:02
수정2006.04.01 23:05
전경련 대한상의 무역협회 등 경제단체장들이 모두 일선 중고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경제특강에 나선 것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우리 경제의 심각한 한 단면을 엿볼수 있게 한다.
반(反)기업정서와 시장경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의 확산이 경제를 위기로 몰고 가고 있다는 우려가 그렇게 절박하지 않았다면 경제단체장들이 다투어 특강에 나서는 일은 아마도 없었을지 모른다.
최근 대한상의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기업인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했을 것이라는 답변이 76.8%로 '정당한 방법으로 노력해서'(19.1%)보다 4배 가량 많았다는 사실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기업인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거나 범죄인처럼 여기는 나라에선 결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나올수 없다.강신호 전경련 회장은 교사들에게 "가난한 사람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시장경제의 신념을 갖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기업이 성장해야 나라가 부강해지고 국민경제도 윤택해진다"며 기업인의 사기를 북돋워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기업인들이 느끼는 위기의식이 어느정도인지는 "우리 기업들이 일본의 앞선 기술과 중국의 값싼 임금에 치여 고사할 지경인데도 낡은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세대간 갈등만 커지고 있다"는 김재철 무협 회장의 말에서 잘 나타난다. "정치 행정 교육이 5천달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면 결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박용성 상의 회장의 지적 또한 현실을 직시한 것이라고 볼수 있다.
경기회복을 위해 바빠야 할 경제단체장들이 언제까지나 교육현장을 뛰어다닐수는 없다.
정부와 재계가 합심,국가적인 차원에서 일선 교사와 학생들에게 좀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경제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KDI가 지난해 경제교육실을 신설하고 경제단체들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자라나는 세대에 계속 비뚤어진 경제관을 심어준다면 우리 경제의 내일은 암울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