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외국인이 모처럼 큰 폭의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본격적인 순매수에 나섰는지는 좀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몇가지 이유에서 외국인이 한국시장을 보는 시각이 점차 호전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첫째, 2·4분기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훨씬 더 악화되면서 바닥에 대한 확신이 강해지고 있다. 사실 올 2·4분기에는 내수의 급강하,화물연대의 파업,카드사의 신용축소에 따른 가계부문의 신용경색,SK글로벌 사태 등 악재요인이 집중되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급락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2·4분기 중 바닥의 골이 깊으면 깊을수록 하반기 들어 회복의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 둘째, 외국인의 매수세가 중소형 개별 종목에서 대형주로 옮겨가고 있다. 얼마 전까지 외국인의 매수세는 주로 인터넷 관련주와 중소형 기술주 등에 국한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 주 외국인의 매수세는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형주로 이전하고 있다. 특히 아직도 펀더멘털이 확실치 않은 은행주에 외국인의 선취매가 집중된다는 사실은 한국시장이 바닥국면을 지나고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셋째, 지난 주 중국이 내국인 전용 시장(A증시)을 외국인에게 개방한 것이 한국 시장의 상대적인 매력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 A시장의 2003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1백99배에 달할 정도로 중국 A증시는 밸류에이션이 매우 높은 데다 1년 이상 장기투자를 해야 하는 등 엄격한 투자 제한 조치가 남아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한국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한층 커지는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