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 노무현 대통령이 경제사절단과 함께 그의 생애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이번 방문은 노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 또 북한 핵개발 문제를 비롯 한미경제협력 등 굵직굵직한 이슈들이 논의된다. 청와대는 이번 노 대통령의 역사적인 방미에 암참(주한미상공회의소)의 대표 자격으로 본인과 태미 오버비 수석부회장을 공식수행단에 포함시켰다. 진심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매우 기대된다. 방미 공식사절단에 포함된 첫 미국인으로서 방미 중 노 대통령을 물심양면으로 보좌할 계획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방미에서 암참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물어온다. 한마디로 암참의 역할은 노 대통령과 청와대의 공식 활동을 지원(support)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일하는 미국 기업인들의 대표기관이라는 입장에서 이번 방미 중 만나는 모든 미국인들에게 오늘날 한국의 모습을 정확히 얘기할 것이다. 한국은 거시경제 지표들이 건전하다. 지난해에는 OECD 회원국 중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기록됐으며,시장도 역동적이다. 암참은 미국 정·재계 인사들이 한국시장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결국 한미 양국에 영향을 미칠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의사 결정자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주요 재계 인사들이 경제사절로 대통령과 함께 미국을 방문한다. 이들의 가장 큰 과제는 한국경제에 대한 정확하고 균형잡힌 시각을 미국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미국인들에게 현재 한국의 경제여건은 과거보다 훨씬 건전하고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성공적으로 알려야 한다. 북핵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확신도 심어줘야 한다. 미국은 한국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이번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 경제사절단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많을 것이다. 노 대통령 주최로 열리는 코리아 소사이어티 만찬이 대표적인 예다. 씨티뱅크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에서 일하고 있는 월가의 명망있는 금융인들과 펀드매니저들이 대거 참석할 것이다. 암참과 한국 재계 지도자들은 이 자리에서 미국을 움직이는 비즈니스 리더들과 네트워크의 장을 가지면서 그들에게 한국과 한국경제에 대한 가장 업데이트된 정보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방미에서 한미투자협정이 논의됐으면 한다. 한미투자협정에 대한 논의는 그동안 스크린 쿼터에 대한 양국의 입장차가 줄어들지 않아 정체돼 있는 상태다. 미국은 극장 소유주들의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스크린 쿼터 축소를 주장했고,한국은 자국 영화산업과 한국문화 보호 차원에서 쿼터 축소에 대해 완강히 반대했다. 그러나 지난 몇년 동안 우리는 두 입장 모두 틀렸다는 것을 봐왔다. 한국의 영화산업은 보호받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급성장했다. 많은 한국 영화들이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했으며,지난 2년 연속 한국영화 상영시간은 스크린 쿼터를 넘겼다. 암참은 스크린 쿼터에 대한 양측의 시각이 서로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스크린 쿼터가 미국영화의 한국시장 점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한국도 최근에는 영화관람객들이 쿼터제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한국영화를 즐기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의 논의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한국이 자국문화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경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왜냐면 경제적 여유가 커질수록 문화에 대한 이해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제는 양국 모두 스크린 쿼터 문제를 이슈로 삼는 것은 중단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우리는 한국경제를 개선하는 데 포커스를 맞춰야 하며,상호투자협정에 서명하는 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이번 노 대통령의 방미 시점은 절묘하다. 최근 미국에서는 한국경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세계 언론들이 한국을 주시하고 있고,노 대통령이 무언가를 말하기를 고대하고 있는 많은 미국인들은 노 대통령과 경제사절단을 환영할 것이다. 한국은 이 천금같은 기회를 십분 활용하고 미국과 전세계에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