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한경에세이] 주5일 근무제 .. 정규수 <삼우EMC 회장>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qsjung@sam-woo.co.kr 명실공히 한국 제일의 기업에서 올 상반기 중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겠다고 한다. 사실 주5일근무제는 법제화를 둘러싸고 논란이 많았다. 노·사·정이 원론에는 합의했으나 시기 방법 범위 등 세부적 문제는 의견이 엇갈려 구속력 있는 제도로서는 정립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미 대다수가 시행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이의 취지를 살리는 토요일 휴무제를 부분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기업들도 여건이 맞는 곳에서는 수년 전부터 솔선해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굴지의 대기업이 가세했으니 주5일근무제는 산업계에 빠르게 확산될 것이 뻔하다. 법제화도 시간문제일 뿐이다. 기업하는 사람으로서는 당연히 긍정적이거나 최소한 중립적인 성과가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다. 위정자들도 그러할 것이다. 그러자면 두 가지를 분명히 짚고 넘어 가야 한다. 주5일근무제의 목표는 근로자 삶의 질을 향상시키자는 것인데 기업이 쇠퇴하면 결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뿐더러,오히려 삶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첫째,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수준인 우리가 3만달러 이상인 선진국보다 공휴일 등 전체 쉬는 날이 더 많아서는 안된다고 본다. 생산은 일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더 많이 쉬고서 그들의 국민소득을 따라 잡을 수는 없는 일이다. 둘째는 중소기업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판에 이 제도가 시행되면 노동비용이 늘고 인력난이 가중될 소지가 크다. 국경의 보호가 사라진 세계화로 인해 중소기업들은 임금이 우리의 20% 미만인 중국 등 저임금국가와 맞서 싸우고 있다. 이를 견뎌낼 수 없어 생산기지를 아예 중국 등으로 이전했거나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제조업체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그런 중소기업들이 전체 수출의 43%,GDP의 50% 가까이 담당하고 있다. 신규고용 비율도 대기업은 계속 낮아져 지난해 1∼7월의 경우 고작 7.6%에 불과해 나머지를 중소기업이나 자영업 부문에서 흡수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어려운 처지이면서도 국가경제에서 막중한 책임을 걸머져야 할 중소기업이 더 이상의 타격을 받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ADVERTISEMENT

    1. 1

      [한경에세이] 은퇴와 새로운 시작, 그 사이

      어느덧 은퇴한 지 2년이 지났다. 선수들이 필드를 누비는 걸 보면 “내가 저걸 어떻게 했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프로골프 선수로서 살면서 수많은 결정의 순간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중요한 순간은 두 번이었던 것 같다. 첫번째는 2016년에 스윙 교정을 결심한 것. 두 번째는 은퇴 시기를 정했을 때다.은퇴를 처음 떠올린 이유는 어느 순간 내가 골프 때문에 많은 걸 포기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미국에 처음 간 2012년 이후 가장 긴 시간을 한국에서 보냈다. 짐을 싸고 풀지 않아도 되고, 늘 내 침대에서 잠들 수 있는 사소한 생활에 행복을 느꼈다. 집에 오면 사람의 온기가 있다는 것도 참 좋았다. 팬데믹이 소강 상태를 보이던 2020년 11월 다시 미국으로 향했다. 이후 치른 LPGA 두 경기에서 만족스러운 성적도 냈다. 하지만 그때부터 공허함을 느낀 것 같다.투어 양상도 바뀌기 시작했다. 나는 엄청난 장타자는 아니었지만 늘 평균 이상의 비거리를 내는 선수였다. 투어에서 세대 교체가 일어나면서 내 비거리는 평균에 속하게 됐고 그에 맞춰 코스 세팅도 더 길게 변경됐다. 골프에서 비거리가 전부는 아니지만 비거리가 짧으면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작아진다. 그때부터 은퇴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미 2016년 스윙에 큰 변화를 줬는데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무언가 더 해야 하는 게 힘들었다. ‘이것 저것 포기하면서 이렇게 훈련하는데도 성과는 이것밖에 나오지 않는가’라는 자괴감이 들었고 스스로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차라리 은퇴 시기를 정하고 그때까지 최선을 다한 뒤 투어를 떠나고 싶었다.실제로 은퇴 시점을 결정하고 나

    2. 2

      [기고] '데이터 칸막이' 허무는 국가데이터기본법

      데이터가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자산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아무리 귀해도 필요한 곳에 쓰이지 못한 채 부처별 서버에만 머물러 있다면 사회적 비용만 발생시키는 ‘잠든 원석’일 뿐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데이터의 양적 확대가 아니라, 흩어진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다.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기업인과 창업자의 고충은 역설적이게도 데이터의 ‘부재’가 아니라 ‘단절’에 있었다. 예컨대 40대 여성을 타깃으로 화장품 사업을 준비하는 창업가에게는 연령별 피부 질환이나 진료에 관한 데이터가 절실하지만, 이는 병원 등 공급자 시스템 안에 갇혀 있다. 또 매년 다양한 지역 축제와 행사에서 유입 인원을 예측할 때, 단순 방문자 수와 기상 정보만으로는 정확도를 담보하기 어렵다. 통신, 신용카드, 교통, 검색 트렌드 등 다양한 데이터를 결합해 분석한다면 국민 안전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수많은 지역에서 이 모든 데이터를 연계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데이터가 국가 경제 전반에 상시적으로 흐를 수 있는 혈맥을 뚫기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법안이 ‘국가데이터기본법’이다. 수요자가 원하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가공해 적시에 전달하는 ‘범국가적 데이터 유통망’을 설계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법안이 통과되면 창업가와 안전 당국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서로 다른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연계·결합할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국가데이터처는 개인정보가 식별되지 않도록 철저히 가공해 핵심 정보를 선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창업가는

    3. 3

      [데스크 칼럼] '세계의 공장' 중국의 변신

      지난해 9월 중국을 방문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은 뜻밖의 행보를 보였다. LVMH가 보유한 루이비통, 디올 등이 아니라 중국 명품 브랜드 매장을 찾았다. 명품 가죽 브랜드 ‘송몬트’에 들러 가방 두 점을 산 뒤 주얼리 브랜드 ‘라오푸골드’ 매장을 약 30분간 둘러봤다. 이곳에서 그는 중국 세공 기술에 감탄했다. 세계 소비재 시장에서 중국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은 더 이상 값싼 복제품을 쏟아내는 공장이 아니다. 전통적 명품 강국인 유럽이 긴장하는 경쟁자”라고 분석했다. 중국 명품의 약진중국 산업의 성장사는 크게 세 가지 시기로 나뉜다. 첫 시기는 개혁·개방 직후인 1980~1990년대다.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저가 공산품을 대량 생산했다. 다음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직후인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후반까지다. 전 세계 제품을 생산하면서 습득한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브랜드를 베끼며 체급을 키웠다. 이른바 ‘모방의 시대’다. 그리고 지금 중국은 축적된 자본, 기술에 서사와 브랜드를 입혀 직접 명품 문법을 설계하기 시작했다.중국에서 ‘황금계 에르메스’로 불리는 라오푸골드가 대표적인 예다. 2009년 설립된 이 회사는 초고가 금 제품을 수공예로 제작한다. ‘중국 왕실의 전통 세공 기술로 제품 하나에 600시간을 들인다’는 식의 서사를 내세운다. 전통과 장인정신을 브랜드 핵심 가치로 포장했다. 이런 전략에 힘입어 라오푸골드는 중국 명품 시장에서 급성장해 중국 내 에르메스 매출을 추월했다. 중국 명품 브랜드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글로벌 명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