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세를 반영하듯 장기간 침체에 빠져 있던 채용시장이 올해 서서히 되살아날 전망이다. 신규 채용방침조차 내놓지 못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연초부터 채용계획을 확정한 기업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서다. 특히 신규 채용규모 자체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 리크루팅업체인 인크루트(www.incruit.com)는 매출액 5백억원 이상의 3백20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채용 동향에 관해 조사한 결과 약 31%인 1백개 기업이 이미 채용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발표했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채용계획이 결정된 1백개 기업의 올해 예정 채용규모는 모두 2만3천1백21명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수치는 이들 업체의 지난해 전체 채용실적 1만6천1백95명보다 42.8%나 늘어난 것이다. ◇ 유통.택배가 최다 채용업종 =업종별로 채용규모를 살펴보면 유통.택배가 1만4천2백5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교육 1천7백47명,정보통신 1천34명, 전기.전자 1천23명, 제조 6백99명, 제약 4백62명 등의 순이었다. 유통.택배 업체들의 채용규모가 두드러진 것은 점포 확장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화유통 롯데쇼핑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신규 채용을 크게 늘릴 방침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 교육업체도 많이 뽑는다 =학습지와 유아교육시장의 급팽창으로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는 교육 업종에서도 채용 수요가 많았다. 영교(9백50명) 웅진닷컴(8백10명) 한솔교육(80명) 등 5개 업체들이 1천7백여명을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백6명보다 무려 4백71%가 늘어난 인원이다. ◇ 정보통신 분야에선 게임업체가 ''큰손'' =13개 업체들이 채용계획을 밝힌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게임업체들의 채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리니지''의 엔씨소프트는 1백명, ''바람의 나라''의 넥슨은 50명 등 선두 업체들의 채용이 활기를 띨 것으로 나타났다. CCR도 상반기에만 35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 전기.전자 분야는 대기업이 주도 =지난해 1백50명을 뽑은 LG이노텍이 올해 1백명을,현대큐리텔이 전년과 같은 1백40명을 채용하는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1천여명을 새 가족으로 받아들일 계획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오는 3∼5월께 올해 채용계획을 확정지을 예정인 삼성 LG SK 현대차 포철 등도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신규 채용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어 향후 ''취업 기상도''는 더 맑아질 전망이다. ◇ 파견업체 채용 급증할 듯 =이번 조사에서 인력파견 업체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스탭솔루션과 선정인터내셔날 2개 업체의 채용인력이 지난해(6백50명)에 비해 1백68% 늘어난 1천7백45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조정의 성과가 가시화되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금융 부문도 IMF사태 이후 처음으로 신규 채용이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48% 늘어난 4백12명을 채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일반제조업 제약 석유화학 기계.조선 등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줄어든 규모의 채용계획을 내놓았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