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경제 大예측] 국내경제 : 새해 경제운용에 바란다 .. 김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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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 서강대 교수 >
2001년 국내 총생산 성장률은 지난해 연간 8.8%에 크게 못미치는 2%내외에 그칠 것이나 미국의 경기침체의 영향을 감안하면 중국을 제외한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견실한 실적이라 평가된다.
2002년은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돌출할 가능성이 높은 한해이지만 예측기관들은 대체로 4% 안팍의 경제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
20년이래 처음으로 미국 유럽 일본 경제침체가 동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래도 기대를 걸 수 있는 것은 미국 경제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잇따른 금리인하가 당장 약발이 먹혀들지 않고 있지만 내년 하반기부터 완만한 회복세가 기대된다.
단일 통화가 실용화되는 첫해 유로지역 경제가 지역내 수요확대 덕분에 다시 살아 날 것이나 한국경제의 수혜는 경미할 것이다.
국제유가의 안정등으로 미루어 보아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물가전망은 그리 어둡지 않다.
그러면 정부가 내년 경제운용에 있어서 유의할 사항은 무엇인가.
첫째 경기부양을 위한 확장정책을 펴는데 무리가 없어야 한다.
7%이상의 고도성장은 경제에 거품을 키운다.
5%수준을 적정성장률로 잡는다면 4%전망치를 1% 포인트 높이는 정도의 정책적 자극(확정적 재정.금융정책)이 바람직하다.
이는 국회 상정되어있는 정부예산안,법인세 인하구상 그리고 신축적인 금융정책으로 충분할 것이다.
만일 미국경제 침체 장기화가 가시화될 경우 추가적으로 성장률 1% 포인트 올리는 자극이 요청될 것이다.
둘째 정치흐름과 정치권력의 이동에 민감한 생리를 가진 한국경제의 경우,각종선거를 치를 내년도 경제운용에 왜곡이 예상된다.
경제운용의 탈(脫)정치화 요구는 공염불이겠지만 적어도 정당마다 선심성 사업및 공약을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국민경제의 총가용자원 제약을 각 경제 주체에게 주지시킬 의무가 있다.
현시점에서 긴급을 요하는 금기사항은 주 5일 근무제의 법제화 움직임이다.
선거해에 빠지기 쉬운 유혹은 많다.
셋째 정권 재창출 또는 정권 교체,어느 경우에도 집권 마지막해에 새로운 일을 벌리지 말아야 하고 다음 정부의 경제운용에 부담을 주는 짐을 만들지 말아야한다.
물론 금융 및 기업부문의 구조조정작업은 지속해야 한다.
WTO관련 농산물시장개방준비도 정공법으로 추진돼야 한다.
그러나 "개혁"돌림자의 조치들은 삼가야 한다.
아무리 "레임덕"소리가 듣기 싫어도 참는 정부가 역사에 평가된다.
넷째 선거철 임박한 때 당정 개편이 잦은 경향이 있었다.
우리는 경제팀의 잦은 교체가 득보다 실이 많았음을 보아왔다.
참신하고 유능한 인물은 가뭄에 콩 나기고 그 콩도 심는 시기가 따로 있다.
일을 마감할 때는 참신한 맛은 떨어지지만 숙달된 기능관료가 우월할 것이다.
다섯째 정치권과 정부는 민간경제주체에 귀착되는 비용을 최소화 하는 방향의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정권말기 각계 각층에 복지부동 경향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이를 힘으로 극복하려면 부작용이 따른다.
선거철마다 고비용정치의 자금원천인 기업부문은 아연 긴장한다.
이곳 저곳 보험료 내기에 바빠 재무구조가 멍들고 투명성이 손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의 시녀로 구실하기 거부하는 관료를 보고싶다면 지나친 욕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