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는 철저히 개별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이다.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장세다.


현 지수대에서 현금화에 치중했다가 증시의 불확실성이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연말이나 내년 초에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가해도 늦지 않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37)은 증권가의 소장파 투자전략가에 속한다.


그런데도 시황관은 상당히 신중한 편이다.


개인투자자들에겐 "조금만 참고 지켜보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



-외국인이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데.


"미국 테러 전후에 현금 비중을 높였다가 국제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자 과거 편입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전세계적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시장에 신·구경제주가 비교적 적절히 배분돼 있어 리스크 관리에 유리하다는 점이 주목받는 것 같다.


하지만 상당 부분은 펀드수익률 관리를 목표로 단기 매매에 치중하는 일부 뮤추얼펀드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핵심 블루칩 외에 낙폭에 따라 주변주로 매기를 넓히는 모습이 그런 분석을 낳는다.


향후 매수 강도는 점차 약화되겠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한국시장에서 빠져나갈 가능성도 작다"



-경기에 대한 판단은.


"당초 연말을 바닥으로 봤다가 내년 2·4분기 회복조짐을 보인 뒤 하반기부터 실질적인 회복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수정했다.


회복속도는 완만할 것이다.


전망 수정은 전적으로 미국 테러 사태와 보복전쟁 때문이다.


무엇보다 소비심리가 테러 충격으로 위축됐다.


경기침체 정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했던 소비심리 회복이 관건이다.


국내외적으로 물가가 안정돼 있어 정부가 통화·재정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때문에 일반적인 예상보다는 다소 빠른 내년 2·4분기 중 경기회복의 사인이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



-주식을 사야 할 땐가.


"증시주변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채권에 투자해서 이익을 내기 어려운 단계에 진입했다는 점이 주식투자의 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하지만 연말 내지 내년 초까지는 참고 기다리라고 말하고 싶다.


연말까지는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질 것이고 테러 사태의 여진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


시장이 가장 꺼리는 불확실성이 제거되기 전까지 적극적인 시장 참여는 바람직하지 않다.


경기회복 조짐이 내년 2·4분기 중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므로 주식시장의 선행성을 감안하면 내년 초쯤 주가가 강하게 움직일 것으로 기대된다.


현 지수대에서 현금비중을 높여두라고 권고하는 것은 그래야 연말이나 내년 초에 장세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목 선정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인데.


"연말까지 시장에 방향성이 부여된다기보다는 재료 위주의 개별 종목 장세가 전개될 것이다.


테마에 흔들려서는 좋은 수익률을 내기 어렵다.


테러 이후의 낙폭이 대부분 만회된 상태여서 가격메리트에만 의존한 종목 접근도 여의치않다.


때문에 철저히 실적에 입각해야 한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의 주가 하방경직성이 높다.


불확실성이 있고 주가의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견조한 주가 흐름은 중요한 투자포인트가 된다.


연말로 갈수록 고배당이 예상되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커질텐데 배당투자 역시 실적 위에 피는 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렇다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종목은.


"자동차와 우량 제약주가 좋은 실적을 보일 것이다.


금융주 중에서는 증권주보다는 은행주의 실적 개선이 눈에 띈다.


정부의 내수진작책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건설주의 지속적인 실적 호전도 기대할 수 있다.


경기방어적 성격과 IT주의 특성을 겸비한 통신서비스 업종도 유망하다.


내수관련주도 실적에 따라 차등화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다.


태평양 웅진닷컴 경동보일러 한라공조 등이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는 대표적인 내수 우량주다"


글=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