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폭락에 폭락을 거듭하면서 증시 본연의 자금조달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식공모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우선 코스닥 등록 절차를 밝고 있던 기업들이 대거 등록시기를 늦추고 있다.

18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초 조사때 8∼9월중 84개 기업이 등록예비심사청구서를 낼 계획이었지만 이날 현재 청구서를 제출한 기업은 20개사에 불과하다.

대우증권 기업금융부 관계자는 "반기결산을 마친 12월 결산법인들이 8월부터 대거 코스닥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일단 기다려보자는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이 주간사업무를 꺼리는 것도 등록지연의 한 요인이다.

삼성증권 기업금융부 관계자는 "등록후 2개월간 모든 자금을 동원해 주가를 공모가의 8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시장조성제도가 강화됨에 따라 자금부담을 느낀 증권사들이 주간사 업무를 맡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상증자도 급감하는 추세다.

상반기만 해도 한달 평균 20개 정도의 기업이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유상증자 기업수는 △7월 12개사 △8월 14개사 △9월 9개사 등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10월중 유상증자를 하겠다고 발표한 회사도 8개사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들어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고 있어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이달초 유상증자를 실시한 I사 등 일부기업의 주가는 유상증자 발행가를 밑돌고 있어 증자 참여자들은 평가손을 입고 있다.

김경신 대유리젠트증권 이사는 "회사채 발행이나 은행차입을 통한 자금조달도 어려운 형편이어서 벤처기업의 연쇄 도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