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접을 받는 모습이 TV로 생중계됐다.

두 정상이 만나는 모습은 0.1초의 지체도 없이 실시간으로 남한 가정으로 파고들었다.

그러나 현장 실황이 시청자에게 전해지기까지는 수많은 과정을 거쳐야 했다.

남북정상회담의 모든 생중계는 북한 중앙방송국 카메라맨으로부터 시작된다.

북한 카메라로 찍은 동영상은 맨먼저 현장에 있는 SNG(위성에 전파를 발사해주는 휴대용 장비)로 보내진다.

이 과정에 북한 표준인 PAL 방식의 전파가 남한 표준인 NTSC 방식의 전파로 변환된다.

SNG에서는 변환된 전파를 한국통신 통신위성인 무궁화3호로 쏘아올린다.

북한측은 여기까지를 담당한다.

무궁화3호는 북한에서 올라온 전파를 곧바로 지상으로 내려쏜다.

이 전파를 서울 광장지구국에서 잡아 광케이블을 통해 방송국으로 보낸다.

그 다음부터는 일반 방송과 마찬가지로 남산중계탑을 거쳐 전국으로 전파를 송출하게 된다.

남북정상회담 생중계 화면은 선명하지 않고 중간중간 끊기곤 했다.

이는 북한측 기술이 뒤지기 때문이 아니라 남북간 방식이 달라 전파를 변환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녹화방송의 경우에는 생중계와는 다른 경로를 거쳐 전파가 전해진다.

한국 카메라맨이 NTSC 방식으로 찍은 전파는 PAL 방식으로 변환돼 북한 중앙방송국으로 들어간다.

중앙방송국은 이 전파를 통신위성 인텔새트로 쏘아올리고 인텔새트는 수신한 전파를 곧장 금산위성지국으로 내려쏘며 금산위성지국은 이를 NTSC 방식으로 환원해 방송국으로 보낸다.

<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