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27일 구조조정 일정을 앞당긴 것은 계열사 주가하락을 유발하고 있는 "유동성 악화설"을 근절시키기 위한 것이다.

"연내"로 돼있던 올해 구조조정계획 시한을 6월말(현대석유화학은 9월)로 앞당겨 못박음으로써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겠다는 뜻이다.

현대는 이를 위해 이미 지분매각절차가 진행중인 현대에너지와 현대강관의 매각을 독려하고 강원산업과 합병한 뒤 계열분리 예정인 인천제철 정리일정을 6월말까지로 앞당기기로 했다.

자동차 소그룹 4개사에 대해서도 6월말까지 계열분리를 마칠 계획이다.

특히 현대차가 대주주인 현대우주항공은 항공부문이 한국우주항공산업에 통합된 만큼 상반기중 청산키로 했다.

현대는 올해 이후에도 경영의 최우선목표를 수익성에 두어 앞으로 핵심업종별로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03년까지 계열기업군을 자동차부문과 전자 중공업 건설 금융및 서비스 등 5개 부문으로 분할, 전문소그룹으로 운영토록 할 방침이다.

현대는 이같은 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이뤄지고 있어 유동성 위기설같은 루머는 근거없는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구조조정위원회 한 관계자는 "올해 주요 계열사의 경영실적이 좋기때문에 자금상환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것은 물론 신규투자계획이 거의 없어 신규차입할 일도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6월말 그룹에서 분리되는 자동차소그룹의 주축인 현대자동차는 올 1.4분기중 4조3천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동기대비 70%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 기간중 영업이익은 1천6백억~1천7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현대전자와 현대건설 현대증권 등 다른 주력회사들도 매출액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여서 영업분야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만큼 대우와 비교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현대측은 강조하고 있다.

다만 현대투신증권의 수지악화가 대주주인 현대전자와 현대증권의 유동성을 압박할 것이란 전망이 계열사 주가하락을 유발하고 있음을 감안, 투신증권의 경영을 오는 2003년 3월까지 정상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춘 대책을 마련중이다.

구조조정위 한 관계자는 이날 "이미 계획돼 있는 연내 2천억원 상당의 투신증권 외자유치를 조기에 성사시키고 내년말 코스닥시장에 등록, 대주주인 현대전자와 현대증권의 지분 상당수를 처리토록 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현대는 현재 90%를 넘는 지분을 내년말까지 50% 정도 수준으로 낮출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대로 28~29일중에라도 발표할 예정이다.

문희수 기자 mh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