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의 반도체 제조업체인 인텔이 전자상거래 전용 컴퓨터 네트워크
장비사업에 뛰어든다.

인텔은 지난 15일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에서 "인텔개발포럼"을 개최하고
기업체질 변화의 일환으로 컴퓨터 네트워크 장비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17일까지 3일간 열린 이 포럼에서 인텔은 조만간 공급할 컴퓨터 네트워크
장비를 "네트스트럭처"로 결정했다.

네트스트럭처는 정보교류를 원활케 하는 스위치 등 7개 품목의 네트워크
장비로 이뤄졌다.

인텔 통신장비사업부분의 존 마이너 부사장은 이날 발표회에서
"네트스트럭처는 전자상거래(e-commerce) 네트워크 장비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네트스트럭처가 기존의 네트워크 장비와 기본 개념은 같지만
초고속으로 정보를 교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트스트럭처는 서로 다른 기업의 정보나 데이터 등을 호환, 통합할 수 있는
자동화 기능도 있다고 인텔측은 말했다.

네트스트럭처를 사용하면 온라인 주식거래 업체인 챨스슈왑이나 웰스파고
은행과 같이 서로 다른 금융기관 간에 자유롭게 자금을 이체할 수 있다.

또 모든 정보를 8초(인터넷 사용자들이 기다릴 수 있는 평균 한계 시간.평균
8초내에 정보가 떠야 인기있는 사이트가 된다) 이내에 처리토록 한다는
것이다.

인텔은 이같은 기능을 갖춘 네트스트럭처를 "3세대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
라고 주장했다.

인텔 측은 초고속 전자상거래 전용 네트워크 장비 수요업체로 에릭슨을
비롯 노키아 루슨트테크놀로지 유수의 24개 기업을 꼽았다.

이들 기업은 이미 인텔로부터 인터넷 및 통신관련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받고
있다.

앞서 인텔은 작년 10월 아이피봇이라는 네트워크 장비생산 및 개발업체를
5억달러에 인수, 인터넷 및 통신 관련 네트워크 사업에 진출했었다.

인텔은 네트워크 장비사업을 위해 전세계에 30개 센터를 설립,
네트스트럭처 판촉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인텔은 2천만달러의 판촉비를 마련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인텔의 네트워크 진출에 대해 "인텔의 기업체질이 개인용
컴퓨터(PC)에 들어가는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조업체에서 인터넷 기업으로
체질이 변화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들은 또 시스코시스템즈 등 일부 업체들이 주도해온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업계가 인텔의 등장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방형국 기자 bigjo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