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10일 재미교포 미술품 중개상이 소장하고 있던
유명 서양화가의 작품을 강탈한 박해규(35.무직.서울 도봉구 창2동)씨를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했다.

소유자가 피카소 등 거장의 작품이라고 주장하는 이 미술품들이 진품일
경우 싯가 1천5백억원대에 달해 진품여부를 둘러싸고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이미 구속된 공범 김상호(58)씨와 함께 지난 3월
18일 재미교포 미술품 중개상 김용석(47)씨에게 전화를 걸어 "그림을
매입하겠다는 사람이 있다"며 서울 노원구 중계3동 M아파트로 유인한 뒤
김씨의 승용차에 실려있던 작품 14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도난당한 작품은 경찰에 의해 회수됐다.

피해자 김씨는 "이 작품들은 피카소와 마티스 달리 미로 등 거장들의
그림"이라며 "미국에서 수집한 그림들을 팔아 한국에 미술관을 짓기 위해
귀국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그림들이 개인이 소장하기에는 너무 고가인데다 피해자가
도난당한 뒤 즉시 신고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 전문 감정사를 통해 진품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또 고가의 작품을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을 석연치 않게 보고 있다.

작품들을 살펴본 미술평론가 최병식(경희대 예술학부) 교수는 "이들
그림중 1~2점만 진품으로 밝혀져도 세계 미술계에 큰 회오리를 몰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특히 "피카소의 1905년작 "분홍색 옷을 입은 소년"의 경우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피카소 청년 시절 전환기의 화풍이어서 진위 여부에
대한 논란이 뜨거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건호 기자 lee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