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에서 선산을 지나 북쪽으로 20분가량 차로 달리면 거대한
유리조형물을 만난다.

거대한 유리에서 반사되는 휘황찬란한 햇빛.

뒤로 굽이굽이 흐르는 낙동강과 산들.

전혀 낯선 도시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이곳이 바로 아시아 화훼
산업의 메카를 꿈꾸며 막 첫발을 내디딘 구미원예개발수출공사다.

원예단지의 외관에 놀란 방문객들은 내부시설을 보면 또 한번 입이
벌어진다.

내부는 어느 최고급 호텔에 들어온 것처럼 쾌적한 느낌을 받는다.

최적의 생육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온도와 습도는 물론 채광이 첨단컴퓨터로
제어된다.

컴퓨터가 흙과 영양분의 배합비율을 스스로 판단, 일정한 배양토로
만들어낸다.

공사 관계자는 "이곳의 모든 장치는 컴퓨터로 제어된다"며 "본격 생산이
시작되면 화훼의 과학화가 어디까지 진정됐는지 알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곳은 지난 5월 착공돼 1년만에 완공됐다.

오는 2001년까지 총 11만평으로 확대될 화훼단지는 현재 1단계로 4만5천평이
완공됐다.

구미시가 총 1백86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완공한 시설중 2만5천평이
온실단지다.

화훼단지는 오는 8월 첫 수확을 거둔다.

첫 수확은 놀랍게도 전량 일본 수출품.

지난 3월 네덜란드에서 씨앗을 직수입해 심은 꽃들이 "화훼의 나라 한국"을
알리는 전령 역할을 하게되는 것이다.

로얄펀샤인 리네커 화이트 등 10종의 국화 1백만송이가 이미 수출계약을
마쳤다.

공사는 매년 50억원의 매출에 10억원이상의 순수익을 올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7월초 2단계 공사를 거쳐 2001년까지 3단계 공사를 마치면 이 일대는
11만평의 "꽃천지"가 된다.

2단계 공사는 온실 2만9천평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 온실은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농민 31명에게 분양됐다.

공사는 한 작물에 몰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국화 19명, 장미 8명, 선인장
4명으로 나눠 분양했다.

공사는 온실 1만1천평조성이 포함된 3단계시설이 모두 완공되면 구미화훼
단지의 일본시장 점유율이 5%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미원예공사 김상호 사장은 "이곳에서 생산된 꽃은 트럭 채로 페리호에
실려 당일 일본으로 간다"고 자랑한다.

경쟁상대인 유럽기업은 항공으로 운송돼 신선도는 물론 원가에서 차이가
크다.

이때문인지 YMS, Flora 등 일본의 유수업체들이 독점수입권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공사측은 조만간 가구당 연간 5천만원이상의 순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 화훼단지화 사업에 맞춰 이 일대에 관광지조성도 추진되고
있다.

화훼단지를 중심으로 공원을 조성하고 인근에 들어설 박정희 전대통령기념관
을 연결하면 유명관광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화훼단지와 낙동강, 박정희기념관으로 꾸며질 이 일대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 구미=신경원 기자 shinki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