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무더위를 음산한 공포가 흐르는 사이버 뒷골목에서 식혀보자"

한여름의 찜통으로 들어가는 이맘때 쯤이면 "공포"의 바람이 극장가 방송가
를 휩쓴다.

심야에 상영되는 공포영화는 물론 "전설의 고향"이나 납량특집 등 TV공포물
도 더위를 식히는데 한 몫을 한다.

사이버세계에도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호러(Horror) 사이트들이
있다.

이런 사이트에는 기괴한 사건이나 미스터리 이야기,전쟁이나 사고현장의
사진, 공개가 되지 않는 의학사진 등이 널려있다.

인터넷상에 뜨는 이러한 잔혹.공포사이트에 광적인 집착을 보이는 사람들을
식코(sicko)라고 부른다.

식코들이 즐겨 찾는 사이트에는 충격적인 것이 많다.

기괴한 취미를 가진 네티즌들이 끔찍한 사진들을 그대로 공개한데 따른
것이다.

호러픽처쇼(galaxy.channeli.net/shps/main.htm)는 전통적인 호러 사이트.

이곳에 들어가면 마치 귀곡산장에 온 느낌이 든다.

어두운 배경에 흐르는 음산한 음악, 네티즌을 부르는 여자의 손짓 등은
전율을 느끼게 한다.

이 사이트에는 뮤직비디오 중에 보인 지하철의 귀신사진, 핸드볼 경기에서
선수의 어깨를 잡고 있는 누군가의 손 등 귀신과 관련된 사진이 많다.

TV에 한두번쯤 소개된 심령사진도 있다.

이상한 뉴스리포트(www.interlinkkorea.co.kr/weird/main.html)는 "믿거나
말거나" 사이트.

전세계에서 일어난 믿기 힘든 이야기들이 소개돼 있다.

추락한 외계인사진, 우주인에게 납치당해 생체실험을 당했다는 여자의
이야기, 물고기 인간의 출현 등이 대표적이다.

선뜻 믿을 수 없지만 그것을 사실이라고 주장한 사람들이 소개한 이야기들
이다.

호러월드(users.unitel.co.kr/~eqman)에 접속하면 섬뜩한 여자 귀신의
모습과 해골들이 차례로 떠오른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글자 폰트모음과 비명소리, 음산한 사운드가 들어 있는
파일모음도 있다.

게시판조차 네티즌들이 올린 공포체험으로 채워졌다.

TCM의 호러월드(members.tripod.com/~stylks)로 주로 영화에 등장하는
음산한 장면이나 쇼킹한 영상을 담고 있다.

베스트 호러영화 포스터 모음도 있고 쇼킹이미지 7백여장에 생생한
쇼킹동화상까지 제공되고 있다.

사진들을 보려면 ID를 받아야 한다.

연사모(연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로부터 개인홈페이지 부문 최고
사이트로 선정됐다.

충격적인 사진을 원한다면 members.xoom.com/_XOOM/568122/f-gall02.htm
에 들르면 된다.

이름이 다소 긴 이 사이트에는 잔혹한 사진이 많다.

한번 다녀간 사람은 밥을 못먹을 정도다.

잔인하게 살해됐거나 끔찍한 사고를 당한 시체들의 사진, 낙태돼 버려진
아기들의 사진,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환자들의 생생한 사진이 담겨있다.

미성년자 노약자 임산부 등 충격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은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메시지가 절실하게 느껴지는 사이트다.

호러는 파괴의 본질, 엽기적 사건, 인간의 부정할 수 없는 마성 등이 담긴
기이한 컬트 장르다.

아직 우리나라엔 외국만큼 그 수가 많지 않지만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런 사이트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네티즌들도 많다.

하지만 더위를 식히러 호러사이트로 향하는 네티즌들의 발길은 여전히
끊이지 않는다.

< 송대섭 기자 dsso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