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에 나선 일본 기업들이 알짜배기 매물을 대량으로 쏟아내고
있는데다 일본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 리쿠르트 일본에너지 등 일본 대기업들이
대대적인 기업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본사 사옥 등 알짜배기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물중 상당수를 시티그룹 등 미국 금융기관과 보험회사들이 이미
사들였거나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보험회사인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는 지난1월 5억달러를 투자,
정유회사인 일본에너지의 사옥을 사들였다.
시티그룹도 일본 유수의 유통업체인 이토-요카도가 보유하고 있던 도쿄항
근처 개발예정지를 매입했다.
정확한 매입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국 부동산 회사인 콜로니 캐피털과 케네디-윌슨인터내셔널은 9천만달러를
들여 가와사키에 있는 리쿠르트 빌딩을 손에 넣었다.
이 회사는 내년까지 10억달러를 투자, 일본 부동산을 추가로 사들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동산시장의 속성상 외국기업의 일본내 부동산 매입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은 지난해 전체 외국기업의 부동산
매입규모가 12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대비 2백50%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중 대부분이 미국기업들 손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신문은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계 부동산 투자회사인 도널드 블레이크는 "지금까지 이같은 알짜배기
매물이 나온 적은 없었다"며 "일본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미국 기업들의 매입붐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기업들은 보험회사 등 대규모 유동자산을 보유한 일본 기업들이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기 전에 좋은 물건을 선점하기위해 앞으로 더욱 행보를
빨리 할 것으로 점쳤다.
지난 80년대말 버블경기에 편승해 일본 기업들이 뉴욕의 상징인 록펠러센터
등 미국 부동산을 대대적으로 사들인 것과는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