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산업(Crebiz)시대가 다가온다.

이른바 정보화시대 지식산업등이 한시대를 마감하고 새 천년엔 크레비즈
사회가 찾아온다.

크레비즈란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Creative Business)의 준말로 21세기
산업의 대명사.

지난 원시농경사회는 풍요다산을 추구했다.

이어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나타난 공업사회는 엔진과 에너지를 바탕으로
중후장대를 지향했다.

정보화사회에 접어들면서는 컴퓨터와 집적회로(IC)가 경박단소를 요구했다.

이제 다가오는 창조산업 시대엔 개인의 이매지네이션과 컨셉트를 바탕으로
"가상무한"을 추구하게 된다.

공업사회에선 정치력이 우세였고 정보화사회에선 경제력이 우선이었다.

그러나 창조사회에선 문화력이 가장 앞선다.

정보산업 시대엔 테크놀로지가 최우선이었지만 크레비즈 시대엔 한사람
한사람의 이매지네이션을 중시하게 된다.

제품의 생산방식도 소품종 대량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갔다가 드디어
다품종 단품으로 생산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꽃집에서 황색장미 화분을 사와 집에서 키웠다.

그러나 창조산업 시대엔 유전자합성 상품을 사와 자기 스스로 청색장미를
만들어 키우는 방법을 찾아낸다.

자신이 만든 청색장미는 세계에서 처음 나오는 품목이 된다.

신문도 수십만 부가 각각 다른 모습으로 인쇄돼 배달된다.

독자의 선호도에 따라 다른 편집으로 인쇄되고 지면에 독자의 이름이 새겨진
그런 신문을 만들어 전달하게 된다.

이런 패러다임에선 빅 비즈니스보다 스몰 비즈니스가 유리하다.

창조성을 지닌 중소기업이 우세를 나타낸다.

그래서 미국과 일본등 선진국은 이미 다가올 크레비즈 시대에 대비해
중소기업 정책과 제도를 창조시대 패러다임에 맞게 고쳐나가기 시작했다.

일본 중소기업 사업단은 지난 94년부터 중소기업 창조성 촉진을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95년 3월 27일 "중소기업 창조활동 촉진법"을 제정, 시행
에 들어갔다.

이 촉진법은 중소기업의 창조활동을 부추기기 위해 기존 융자방식의 금융
지원보다는 투자방식을 확대하고 창조사업 개척을 위해 신용보증협회가
보증을 서주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토록 했다.

여기에다 두뇌입지법 테크노폴리스법등 창조산업 촉진을 위한 제도를 계속
만들어가는 추세다.

나카테크 튜브포밍등 1백여개 일본 중소기업들이 이미 창조성 제도를
받아들여 성공을 거두기 시작했다.

미국도 중소기업청(SBA)을 중심으로 창조산업 시대에 걸맞은 창조기업
지원제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크레비즈는 테크놀로지 이외에 경영및 마케팅 컨셉트도 바꿔놓게 된다.

지금까지는 기업의 경영을 평가할 때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등으로 분석해
왔다.

그러나 크레비즈 시대엔 창조성 평가가 새로운 변수로 작용한다.

그 기업의 발전성은 내부에 얼마나 창조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평가해봐야
한다.

"창조성"은 가상공간이란 개인의 이매지네이션에 의해 무한대로 펼쳐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현실의 모든 움직임을 가상공간에서 작동시킬 수 있게 만든다.

자동운전 승용차에 타고 있는 사람은 가상공간안에서 쳐다보며 운전하기만
해도 실제 현장에 도착하게 된다.

이런 가상공간은 또 다른 가상공간을 창조한다.

따라서 데이터가 차지하던 자리를 이매지네이션이 차지한다.

시스템과 네트워크가 차지하던 공간에 사이버네틱스가 자리잡는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패러다임 전환에 대비, 이미 창조성학회가 결성되는
등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그러나 아직 제도면에서는 아무런 준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만 2002년부터 대입시험에 창조성 평점을 도입한다는 정도다.

이경열 창조성학회 부회장은 "크레비즈 시대에 접어들면 시간단축 상품들이
최고의 인기를 누릴 전망"이라고 밝힌다.

왜냐하면 개인들이 문화를 즐기기 위해선 보다 많은 여가시간을 가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

새로이 시작되는 크레비즈 시대를 위해 우리 모두가 준비해야 할 때다.

이런 시점에서 창조시대를 준비하는 국내외 기업들의 현황을 파악해본다.

< 이치구 기자 rh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