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그룹 임원 인사가 본격화되면서 99년에 눈여겨 봐야할 전문경영인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내년 유망 경영인으로 꼽히는 인물들의 특징은 각 그룹별로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재무"와 "기획"출신이라는 점을 우선 들수 있다.

또 그룹 경영권 지배구도 변화에 따른 총수 측근임원의 부상, 정치권과
맞물려 호남인맥의 부상도 점쳐진다.

새해 뜰 경영인을 조망해 본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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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대기업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서 기업지배구조에도 많은 변화가
있은 한해였다.

"경영 권력"의 변화에 따라 임원들의 역학관계도 바뀌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런 측면에서 오너의 절대적 신임을 받는 임원이 99년 주목인물인 것은
상식이다.

현대그룹의 경우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이 총수측근 인사로 꼽힌다.

김 사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방북때마다 정 명예회장을 곁에서 부축한
사람이다.

정 명예회장이 팔을 빌릴 정도로 신망이 두텁다.

현대의 대북사업 일등공신으로 "북한 사업을 위해 태어난 사람"으로도
불린다.

89년 정 명예회장의 방북이후 줄곧 대북사업을 담당했으며 현재 그룹
남북경협사업단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이내흔 사장후임으로 지난 10월 현대 모기업인 현대건설 사장으로 등극했다.

박세용 현대종합상사사장와 더불어 현대의 가속으로 꼽힌다.

89년 리비아 KAL기 추락사고때 극적으로 살아남은 행운아다.

새해에도 오너의 신임을 배경으로 금강산 개발사업, 북한 공단개발사업 등
대북경협 행보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LG에선 강유식 LG구조조정본부 사장을 들수 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출신으로 72년 LG화학에 입사한뒤 LG전자 이사, LG반도체
상무 전무 부사장을 거쳤다.

97년에 회장실로 옮겨 올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50세에 사장으로 승진할 정도로 고속승진을 거듭하고 있다.

LG화학 재직시 구본무 회장이 과장직급으로 첫 경영수업을 받을 때 직속
상관으로 모시면서 맺은 인연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구 회장은 당시 매사에 의욕적이고 빈틈없는 일처리를 한 강 사장에 큰
호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이헌출 LG카드 사장도 재무통으로 오너의 신임이 깊다.

한영철 (주)대우 자동차북미본부장(이사)은 올해 대우가 야심차게 추진한
프로젝트인 자동차 미국수출을 진두 지휘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김 회장을 지근 보좌한 경험으로 김 회장의 의중을 잘 아는 임원으로
통한다.

SK텔레콤의 표문수 전무는 SK의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조카다.

미 보스톤대에서 경제학박사를 받은 인재로 SK가 정보통신 부문에 성공적
으로 진출할수 있게한 일등공신이다.

94년부터 SK텔레콤에서 기획업무를 담당해 왔으며 현재는 기획조정실장겸
사장실장을 맡고 있다.

인터넷기반 PC통신사업, 휴대폰 단말기사업 등이 다 그의 머리속에서
나온 작품이다.

한신혁 동부전자 사장은 동부그룹의 대표적 브레인이다.

동부의 구조조정업무를 사실상 총괄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총수의 의중을
가장 잘 읽기 때문에 김준기 회장이 신규사업 기획 등 그룹 현안을 맡겨왔다.

업무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복고와 서울상대를 졸업한 후 한국산업은행을 거쳐 지난 75년 동부건설의
전신인 미륭건설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동부와 연을 맺었다.

명호근 쌍용양회 사장겸 구조조정실행위원장은 김석원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빛 본 인물로 꼽힌다.

김 회장은 지난 10월 사장단 인사에서 보다 강도높은 구조조정 추진을
위해 구조조정업무를 맡고 있는 명사장을 그룹 주력사인 쌍용양회 사장에
임명했다.

삼보증권(대우증권 전신) 출신으로 금융기관에서 줄곧 근무해온 명 사장에
제조업 경영을 맡길 정도로 오너의 신임이 두텁다.

명 사장은 환란이후 재무 기획분야에서 발군의 역량을 발휘하며 그룹을
정상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산업1부 powerpr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