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과 외환은행은 결국 서로 합병하는가.

조흥 외환은행간 합병모델이 갈수록 무르익어 가고 있다.

물론 두 은행은 펄쩍 뛰고 있다.

그렇지만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등의 전방위 압박을 감안하면 두 은행
내부에서도 "상호합병 불가피성"을 점차 인정하는 분위기가 퍼지도 있다.

두 은행은 내부적으론 합병효율성에 대한 분석을 끝마친 상태다.

비공식적으론 합병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두 은행의 상호합병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주된 이유는 정부의 전방위
압박.

금감위는 전에도 "조흥+외환 가능성도 있다"고 말하긴 했었다.

최근들어선 그 농도가 훨씬 강해졌다.

매일같이 두 은행을 접촉, "9월말까지 일단 합병선언만이라도 해라. 그러면
충분히 도와주겠다"고 "협박반 읍소반"으로 매달리고 있다고 한다.

특히 최근엔 재경부까지 나서 두 은행의 상호합병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규성 재경부장관은 최근 위성복 조흥은행장과 홍세표 외환은행장을
잇따라 면담, 상호합병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

이헌재 금감위원장도 2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대책조정회의에서 "조흥
외환은행이 10월까지 외자유치 또는 합병추진을 가시화하지 못할 경우 모든
임원을 퇴진시키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현 상황에서 외자를 끌어오는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를 감안하면 "10월말까지는 합병을 하라"는 주문에 다름 아니다.

금감위가 주문하는 합병은 주택 국민 외환 조흥등 4개은행간 합병이다.

나머지 후발은행및 지방은행과의 합병은 합병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통보
했다.

그러나 주택 국민은 두 은행과의 합병에 펄쩍 뛴다.

국민은행은 6억달러의 외자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택은행도 신임행장이 1일 취임한 터라 섣불리 합병얘기를 꺼낼 처지가
못된다.

전에도 조흥 외환은행은 각각 주택은행에 "합병제의"를 했으나 일언지하에
거절당하기도 했다.

이렇게 보면 조흥 외환은행의 합병파트너는 상대방일수 밖에 없다.

문제는 두 은행의 거부감이 워낙 심하다는 점.

두 은행 다 "상호합병은 실익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또 "금감위가 지나치게 단기실적에 연연, 아무런 시너지효과도 없는 은행을
합치려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두 은행 모두 "선합병, 후외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는데다
"버티기"에도 한계가 있어 결국 상호합병을 진지하게 모색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합병이 성사될 것이라고 예단할수는 없지만 말이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