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처음 전기가 등장한 것은 1백년전인 1989년이었다.

조선말기에 서양문물이 물밀듯 몰려올때였다.

같은해 한성전기회사가 설립되며 전력사업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구중궁궐의 호롱불을 대체했다.

서민들은 이를 두고 서양도깨비라고 부르며 수근거렸다.

당시만해도 전기로 불을 밝히는게 여간 신기한게 아니었다.

이후 종로의 가로등 3좌에 점등이 됐다.

우리나라 민간에 켜진 최초의 전등이었다.

그때가 4월10일이었다.

지난 66년 이날을 "전기의 날"로 제정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전력사업초기에는 주로 어둠을 밝히는 역할을 했다.

전력사업이 특정한 산업으로 모양새를 갖춘 것은 한전이 창립된 지난
61년부터라고 할수 있다.

그때부터 우리나라 전력사업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탔다.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맥을 같이 했다.

산업현장의 동력으로 고도성장을 주도했다.

국민의 생활수준도 빠른 속도로 끌어올렸다.

연도별 발전량추이를 보면 지난 45년 7억kwh, 61년 18억kwh, 98년
2천2백44억kwh로 급신장했다.

쉽게 말하면 해방이후 3백배이상 신장했다.

1인당 전력사용량도 지난 61년 46kwh에서 98년 3만4천3백65kwh로 급격히
증가했다.

그만큼 생활수준이 높아진 것이다.

한전은 이제 국민기업으로서 자리를 잡았다.

최근들어 저렴한 전기요금수준을 유지해 물가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최근 15년동안 소비자물가는 1백20% 상승했는데도 전기요금
은 오히려 3% 떨어졌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 전기요금은 1백23% 떨어진 셈이다.

한전은 97년말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싼 전기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원가 이하 가격으로 산업용 농업용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한전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경영효율도 선진국 수준이다.

87년이후 발전설비와 판매전력량은 2배이상 증가했으나 인력은 1.2배
증가하는데 그쳤다.

노동생산성 부하율 원전이용률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이다.

송.배전손실률은 개도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한전은 또한 국내 간판기업으로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으며 국내 최고의
기업신인도를 유지하고 있다.

전력사업 1백주년을 맞아 한전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 극복과 경제회생에
앞장서기 위해 경쟁력강화에 더욱 힘쓸 것을 다짐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