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경제수석 후보로 내정된 이선 경희대교수는 "차기정부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는 고금리.고환율구조의 타파를 통한 안정기조의
정착과 국제수지개선"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부터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의 경제자문팀장으로 일해온 이교수는
"대기업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자율경영을 보장하고 중소기업은 부품국산화
및 지식집약산업에 특화되도록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수석에 기용될 경우 경제운용방향은.

"과거처럼 청와대수석이 모든 것을 챙기는 시대는 지나갔다.

정책입안및 집행기능은 완전히 주무부처에 맡기고 경제수석실은 정책조율및
조정기능에 전념해야 한다"

-전형적인 시장경제론자로 알려져 있는데.

"경제적 자유를 신장하는 동시에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경유착 구조하의 관치경제.관치금융시스템을 하루빨리
청산해야 한다"

-''신경제 5개년계획''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만들 것인가.

"주무부처가 알아서 할 일이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체제속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

당장은 환율을 안정시키고 금리를 떨어뜨리는 일이 시급하다.

기업들이 다 망하고나면(아무리 좋은 계획도) 소용이 없다"

-대기업들의 구조조정에 대한 원칙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추진해 나갈 사안이다.

다만 IMF체제에 따라 대외개방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해외부문을
염두에 둔 구조조정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최근 대우와 GM간 전략적 제휴를 높이 평가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구조조정방안은.

"바람직한 중소기업형 산업으로 부품국산화업종과 지식집약형업종을 추천
하고 싶다.

최근 경상수지적자가 누적된 것은 중소기업들이 수입부품및 플랜트의
국산화를 이루지 못한데도 원인이 있다.

또 대규모 투자가 필요없는 인터넷 소프트웨어 음악 영화산업 등도
우리나라 국민들의 높은 교육수준을 살려 도전해 볼만한 업종이다"

-외환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말로만 무성했던 금융개혁과 기업구조조정이 전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
이다.

정부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대처했더라면 외환위기는 막을 수 있었다.

한보와 기아사태는 도화선일 뿐이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