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도 개혁바람이 불고 있다.

IMF위기, 정권교체등 방송환경변화를 의식한 방송사들은 10대위주 오락물
폐지 등 방송프로그램 개선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가장 발빠르게 가시적인 조치를 취한 곳은 MBC.

MBC는 최근 주말 10대용 가요순위프로그램 "인기가요 베스트50"과 연
예정보물 "특종!연예시티"를 전격 폐지했다.

24일부터는 "인기가요.

"대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개하는 "생방송 젊은그대"(토 오후6시)를
내보낸다.

"특종!연예시티" 자리엔 평범한 사람들의 미담등을 전하는 "아름다운
TV 얼굴"(일 오후6시)을 옮겨 방송한다.

KBS와 SBS는 21일 좀더 "파격적인" 개편안을 발표했다.

KBS는 2월16일 2TV의 드라마 3편과 10대 취향 대형쇼 3편을 폐지키로 했다.

새벽1시에 종영되던 1TV 방송도 1시간 단축, 밤12시에 끝낸다.

사라지는 드라마 3편은 "그대 나를 부를 때" "세여자" "아씨".

"토요일 전원출발" "슈퍼선데이" "가요톱10"등 대형쇼 3편과 일일시트콤
"아무도 못말려"와 코미디물 "파워TV 웃음과 행복사이"도 폐지된다.

대신 "고승덕 김미화의 경제연구소" "앙케이트쇼 선택 100만인의 생각"
"건국5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대한민국건국비화"등이 신설된다.

KBS는 이와 함께 공영성과 완성도를 인정받는 1TV "체험 삶의 현장"
"긴급구조119" "TV는 사랑을 싣고"를 2TV로 옮기고 TV와 라디오의 외부MC를
아나운서등 사내인물로 교체키로 했다.

홍두표 사장은 "새 편성의 핵심은 1TV의 공영화에 이어 2TV의 성격도
바꿔 KBS의 전 채널을 완전공영화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SBS는 2월1일부터 자정이후 방송을 중단키로 했다.

또 10대중심의 버라이어티쇼 "충전100%쇼"를 폐지하는 대신 IMF시대
구인자들을 위한 "TV공개채용"을 신설하고 "생방송TV가요20"을 전면손질키로
했다.

이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방송폐해의 주범으로 지목돼온
시청률경쟁이 사라질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방송계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광고불황이 극심한 상태에서 시청률경쟁은
오히려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의 조정하 사무국장은 "방송사들의
태도변화는 일단 환영할만하다"며 "무조건 제작비를 줄이기보다 정말
볼만한 프로그램을 제대로 만드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