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백전 <엔지니어링진흥협회장>

엔지니어링산업은 고급기술인력이 주체가 되어 전문기술서비스를
제공하는 고부가가치의 두뇌산업이다.

따라서 부존자원은 빈약하나 상대적으로 고급 인적자원이 풍부한
우리나라가 세계일류로 도전이 가능한 전략적 산업이라 할 수 있다.

현재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는 15개의 기술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9백50여 회원사들이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엔지니어링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는 과학기술처가 관장하고
있으며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설계 시공 감리업무는 건설교통부가, 그리고
건설기술의 핵심적 주체인 기술사등 기술인력의 배출은 노동부가 관장하는
다원화된 행정관리구조속에서 일관성있는 엔지니어링진흥정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엔지니어링업계의 당면 문제점들을 몇가지로 요약해 본다면 기술사등
고급기술인력의 부족을 첫번째로 꼽을수 있다.

총 건설공사의 발주증가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누적된 수급불균형(인재육성
부족)으로 기술사의 스카우트가 심화되어 그 폐해가 증대되고 있다.

엔지니어링업체의 기술사보유는 지난해 협회에 신고한 업체의 경우
9백50여 회원사중 50%만이 기술사를 보유하고 있고 건설엔지니어링
부문 회원사의 경우는 41%가 기술사를 보유하고 있다.

더욱이 건설부문 전문분야별로는 2천4백23개 신고분야중 9백50개분야인
39%만이 기술사를 보유하고 있어 기술사부족이 심각한 실정이다.

정부발주사업에서는 해당분야별 기술사를 보유한 업체로 입찰자격을
제한하고 있어 기술사부족에 따른 스카우트의 폐해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폐해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연도별 기술사배출목표를 설정해
관리해야한다.

특히 수요가 많은 분야의 기술사를 중점적으로 확대배출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기술사자격시험을 실수요부처에서 관리토록 해야할 것이다.

엔지니어링업계의 발전을 위한 체질개선은 기술인력에 대한 교육에서부터
시작되어야한다.

강의식 교육이 아닌 현장중심의 교육을 통해 명실상부한 고급기술인력이
양성되어야한다.

엔지니어링 전문가의 양성을 위해서 건설기술대학원의 설립도 시급한
실정이다.

둘째 엔지니어링사업의 입찰에 참여할수 있는 업체를 평가하는
사업수행능력평가제도이다.

현 제도는 한번 1등한 업체는 1년내내 1등을 하게 마련이다.

또 사업에 참여하게 되는 기술자는 회사에서 보유한 자로 한정되어 있다.

그러나 세계은행(IBRD)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등 국제금융기관에서는
유능한 기술자가 있으면 타회사는 물론이고 외국의 기술자까지도 참여시킬수
있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또 업체의 능력을 평가한 후 2~3인을 선정해 입찰에
참여시키고 있다.

이 제도가 지속되는한 대기업만이 항상 선정되게 마련이므로 더 많은
업체를 선정, 중소규모의 업체들에도 수주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엔지니어링에 대한 중요성을 정부나 학계 연구계의 전문가는
물론 모든 국민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엔지니어링의 성과품들은 엔지니어들의 노하우의 집산물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서비스가 무료라는 개념이 지배적이지만 훌륭한 성과품은
적정한 대가와 충분한 기간이 주어졌을 때 생성됨을 주목해야한다는
의미이다.

세계무역기구(WTO)체제의 출범과 올해부터 서비스분야의 정부조달협정
발효에 따른 엔지니어링시장개방및 무한경쟁이 이루어진다.

건설산업에서 소프트웨어를 담당하는 엔지니어링업계에 과학화 선진화가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함께 엔지니어링업계에 부여된 역할을 어떻게 소화해 나가느냐
하는것이 우리자신뿐만 아니라 후손들에게 무척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사실을 정부당국자를 포함한 국민모두가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