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개혁위원회는 16일오후 서울 프레스센타에서 노동법개정을 위한
첫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노동관계법 개정에 대한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위해 "근로시간.휴일.휴가"및
"복수노조"를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정길오 한국노총선임연구위원,
김유선 민주노총정책국장, 김문기 한화그룹상무, 유희춘 한일이화대표,
조우현 숭실대교수, 최승모 세계일보논설위원, 이광택 국민대교수, 박덕제
방송통신대교수등이 발표에 나섰다.

이날부터 시작된 노동법개정을 위한 공개토론회는 오는 18,22,23,29,31일등
이달말까지 모두 여섯번에 걸쳐 각 주제별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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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길오 한국노총 선임연구위원 =사용자측에서 주장하는 변형근로시간제
의 도입을 반대한다.

현재 제조업 연간 실근로시간이 2천5백64시간에 이르는 장시간의 근로현실
을 감안할 때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임금감소와 인력난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행 주44시간 법정근로시간은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고용안정
을 이루기 위해 주 40시간으로 단축해야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일정기간 42시간구조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휴가제도와 관련, 우리나라는 연.월차를 다 합해야 외국과 비슷한 수준
이고 연차휴가제도의 부여조건이 까다로우므로 마땅히 개선돼야 한다.

따라서 월차휴가제도는 존속시키되 연차휴가제도는 "9할이상 출근한 자
에게는 10일, 8할이상 출근한 자에게는 8일, 8할미만으로 출근한 자에게는
3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개정돼야 한다.

복수노조문제는 법리적 일관성과 노조의 자유설립주의를 고려할 때 상급
단체뿐만 아니라 단위사업장까지 전면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위사업장까지 복수노조를 허용할 경우 단기적으로 혼란이 예상되지만
노조의 재정력과 교섭력취약으로 결국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될 것이다.

단체교섭 창구 일원화와 관련, 조합원수에 따라 교섭위원수를 배정하는
프랑스식 비례적 교섭제도나 미국식 배타적 교섭제도를 검토해볼 수 있다.

<> 김유선 민주노총정책국장 =근로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기준
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단축해야 하며 연장근로 허용한도도 하루 2시간,
1주에 8시간으로 제한해야 한다.

변형근로시간제는 특정주.특정일에 극도의 장시간 노동을 강제하고 연장
근로수당을 삭감하기 위한 것이므로 도입을 반대한다.

변형근로시간제가 논의되기 위해서는 주 40시간으로 기준근로시간 단축,
시간외.휴일노동 할증률인상, 연장근로제한, 휴일.휴가확대등의 전제가
따라야 한다.

경총은 ILO조약 1백32호와 함께 현행 연월차휴가가 모두 활용되지 않고
수당으로 지급받고 있는 사실을 들어 연월차 휴가제도의 축소를 주장하고
있지만 ILO조약에는 휴가의 상한선을 명시하고 있지 않다.

또 휴가를 수당으로 지급받는 이유는 생활임금의 부족에 따른 것이므로
현행 연월차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와함께 현행 복수노조금지조항은 근로자의 자주적 단결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독소조항으로 ILO기준에도 위배될 뿐만 아니라 노조의 어용화와
관료화를 조장하므로 폐지돼야 한다.

복수노조를 전면 허용하면 사업장에 노조가 난립, 기업여건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은 우리의 노조조직률에 비추어 볼 때 기우로 보인다.

경총은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자의 조합원지위를 인정한 현행 노동조합법
제3조4항의 단서를 삭제할 것을 주장하나 부당노동행위의 만연으로 인해
노사분쟁이 가중될 것이므로 이에 반대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