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추격하기 위한 발판 구축에 부심하고 있는 세계 주요국가들의
소프트웨어산업 현주소는 다음과 같다.

<< 독일 >>

독일의 경우 대기업인 "소프트웨어사"가 꾸준히 성장을 지속해온데다
후발업체인 SAP사가 급성장한데 힘입어 소프트웨어산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양사는 클라이언트.서버 소프트웨어 개발전문업체로서 사용자들의 이용도에
따라 요금을 산출하는 기능을 갖춘 주문형 어카운팅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베이스 소프트웨어를 국내 대기업들에 구축해주는 과정에서 기술을
축적했다.

특히 SAP사는 미국시장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첨단 소프트웨어판매를
늘리는데 성공, 일약 세계5위 업체로 부상했다.

그러나 대중적인 인기에도 불구, SAP사의 소프트웨어는 거대 용량의
하드웨어를 필요로 하고 사용이 복잡한데다 비용부담이 높기 때문에
초고속 성장세가 곧 둔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일본 >>

일본은 소프트웨어업계의 수수께끼다.

프로그래머 숫자에서는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위이지만 비디오게임기를
제외하곤 해외에 수출, 성공한 업무용 패키지소프트웨어가 단 한건도 없다.

실패 요인으로는 언어가 다르고 PC표준에 호환성이없는 특허제품이
난립한데다 회사마다 독특한 방식의 주문형소프트웨어를 선호하는 점등을
들수 있다.

지난해에는 표준형 PC매출이 급증하면서 인터넷접속건수도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일본의 소프트웨어기술은 전통적으로 강한 면모를 보이는 하드웨어
기술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본판 "빌 게이츠"가 탄생하기까지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 영국 >>

영국은 제반요소들을 고려할때 소프트웨어 붐을 맞을 듯이 보였었다.

세계적인 수준의 컴퓨터연구기관과 수백개의 중소 소프트웨어업체들이
경쟁하는데다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PC보급율과 인터넷 접속비률도 높다.

더욱이 컴퓨터공용언어인 영어를 구사한다.

실제로 독SAP사가 도약하기 전까지 영국은 미시스, JBA인터내셔널,
마이크로 포커스그룹 등 소프트웨어 3사가 세계 50위권에 랭크됐을 만큼
미국을 제외한 가장 강력한 소프트웨어산업을 구축했었다.

그러나 이후 영국의 어떤 기업도 수백만달러를 버는 유력기업으로 발돋움
하지 못했다.

영국의 소프트웨어산업은 3차원영상분야를 채택한 소규모 게임기시장을
무대로 활동할 공산이 크다.

<< 프랑스 >>

프랑스 컴퓨터연구기관들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때문에 프랑스 컴퓨터업체들은 프로그래밍도구 등 원천기술에서 첨단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소프트웨어업체 비즈니스 오브젝트, 뉴런데이터, ILOG 등은 컴퓨터업계에
객체지향 프로그래밍(OOP) 붐이 일자 프로그래밍도구부문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그러나 이들을 포함한 대다수 업체들은 "시장"을 중심으로 한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일부는 다수 프로그래머들을 위한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에 착수했다가
큰 손실을 입었다.


<< 이스라엘 >>

이스라엘은 국가 규모에 비해 탄탄한 기술산업 기반을 구축했다.

인터넷소프트웨어 부문에선 특히 그렇다.

인터넷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이 나라의 대다수 기술산업은 군사적 목적과
차원에서 지원되고 있다.

핵공격방어용으로 설계된 인터넷을 포함, 신호처리 및 암호화 등
군사기술들이 온라인상에서 핵심기술로 응용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미국의 기업 및 금융시장과 확고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이점을 십분 활용, 이스라엘의 소프트웨어업체들은 수년내에 번창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인도 >>

인도는 소프트웨어산업 강대국이 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일부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인도는 내년도 소프트웨어 매출액이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인도의 소프트웨어 대부분은 외국에 수출된다.

대형 소프트웨어업체 대부분은 미국업체들에 저렴한 가격으로 프로그래밍
서비스를 공급한다.

프래그래머의 평균임금은 미국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인도업체들은 원거리작업에 수반되는 통신비 등 제반경비를 감안하더라도
미국업체들보다 40% 이상 원가절감효과를 거둘수 있다고 판단한다.

< 유재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