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단순한 암기위주의 교육은 쓸모가 없게 됐어요.

구슬도 꿰야 보배가 된다는 말처럼 여러가지 사실을 종합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없으면 어떤 문제도 풀수 없거든요"

입시를 비롯한 교육제도가 종합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또 내년에 새로 시행되는 고등학교 제6차 교육과정에 "독서"과목이
추가되고 97학년도부터는 대학별고사가 사실상 "논술"과목 하나만으로
치러진다.

이에 따라 "정보의 보고"인 신문을 교육현장에 끌어들인 NIE
( Newspaper In Education: 신문을 활용한 교육)운동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일선 초.중.고 교사들을 중심으로 NIE를 연구하는 모임이 결성되고
있는가 하면 신문기사나 사설을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수업방법이
늘고 있다.

특히 NIE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온 경기도교육청는 올해 교사들의
연구모임인 교육개선연구회에 NIE분과를 신설하고 도내 시.군교육청마다
NIE분과를 만들어 교육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이와함께 "가장 싸면서 최상의 교재"인 신문을 활용한 교육방법을
다룬 학습서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까지 출간된 것만도 "신문으로 공부하자"(도서출판 민간)
"신문으로 공부하는 399가지 방법"(도서출판 민간)
"신문은 논술이다"(청림출판간) "신문 명칼럼 컬렉션 1,2"(문이당간)
"사설 어떻게 읽을 것인가"(바로간) "사설 세미나"(퇴설당간)
"재미있는 사설읽기"(두리간) "사설로 익히는 문장력과 이해력"(글사랑간)
"사설방정식"(신우간) "사설분석의 실제"(예문당간) 등 10여종이 넘는다.

대부분이 논술고사를 대비한 것이지만 NIE활동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도 눈에 띈다.

NIE를 직접 실천하고 있는 이정균교사(경기원당국교)가 쓴 "신문으로
공부하자"는 국민학생과 중학생을 위한 NIE입문서.

언어 수리 자연 과학 사회시사등 5개 영역에 걸쳐 신문활용방법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문답식으로 구성해 학생 교사 학부모가 함께 공부할수 있게한 것이
특징.

20여명의 언론인과 교육자가 공동집필한 "신문은 논설이다"는 입시생을
위한 논술고사 지침서.

신문사설을 서론(과제제기와 문제의 현황) 본론(정반합의 논리구조)
결론(요약과 전망)으로 분석하고 논지를 파악하는 방법등을 실었다.

NIE운동은 "교육에 신문을 활용하자"는 취지로 1955년 미국 아이오와주
데모인 레지스터신문이 미국교육협의회의 협력아래 처음 시작했다.

이후 북미 유럽 일본 호주등으로 확산돼 청소년들의 사회성 인간성
함양, 의견개진과 판단능력 제고등에 크게 기여했다고 보고되는 등
선진 각국에서는 이미 정착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NIE운동이 가장 활발한 미국에서는 NAA(미신문협회)의 주관아래
73년부터 매년 한차례씩 미국내 도시를 순회하며 NIE대회를 열고 있다.

시애틀에서 열린 올해 대회에도 미국의 NIE기법을 배워가려는 외국인
연수자들이 대거 참가했다.

일본의 경우는 일본신문협회가 전문부를 통해 NIE자료를 학교에
제공하고 우수사례를 발굴 보급하는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 88년부터 5년간 80여명의 교사들이 도쿄 오사카 니가타등
3개 지역에서 NIE파일럿 계획에 참여, 그 결과를 소책자로 펴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우리나라의 NIE운동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전망은 밝은 편.교육부는
지난해 신문편집인협회의 제안에 따라 NIE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고
언론연구원은 교사를 대상으로 NIE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또 일선교사들을 중심으로 교육계의 NIE연구및 실천활동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실제로 NIE를 수업에 활용해 본 교사들은 "학생들의 관심과 호응이
의외로 높다"면서 "여러 종류의 신문을 비교평가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와 세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개인의 주관과 창의성, 현상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능력등을 향상시킬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 정한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