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과열이 우려될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면에 "경제의 성적표"
라고 일컬어지는 주가는 정부의 개입이 필요할 만큼 체력이 허약해져 있다.

올 1.4분기중 국내총생산(GDP)은 9.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 92년 4.4분기 3.0% 성장률을 기록, 바닥을 친후 호조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종합주가지수는 지난11월 1,138.75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올
5월말에는 847.09로 6개월새 무려 300포인트정도나 하락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증시부양책에도 불구하고 900선 돌파가 쉽지않은 상황
이다.

하루평균 거래대금도 지난해 7천7백63억원에 달했으나 올들어서는 4천
5백억원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증시부양책뿐만아니라 지자제선거실시 외국인주식투자
한도확대 금융산업개편 자본재산업육성대책발표등 온갖 대형호재가 맞물려
있는데도 주식시장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우선은 심각한 수급불균형이 주가하락의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주식시장의 대기매수세력을 가늠할수 있는 고객예탁금은 지난해 11월
3조6천9백36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달 25일에는 1조9천8백57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이탈도 수급불균형요인으로 꼽힌다.

개인투자자의 주식지분율은 지난 88년 60%를 웃돌다가 지속적으로 하락,
지난해에는 40%선으로 떨어졌다.

외국인들의 매도가 개인투자자의 뇌동매매를 유발, 이같은 수급불균형을
심화시킨 것으로 정부는 보고있다.

증권전문가들은 현재의 경기호조가 중화학공업에 의해 주도되면서 시중
여유자금이 생산분야에 재투자되고 있는 점이 이같은 수급불균형의 저변에
깔려 있다고 풀이한다.

길게 보면 현재의 경기상승세가 올하반기나 내년초쯤에 꺾일 것이라는데
경제연구기관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를 앞서가는 주식시장이
이를 미리 반영하고 있다는 일부 기관투자가들의 분석도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8일자).